전남 진도군 황창연씨 선행 ‘화제’
내리막길 질주차량 맨몸으로 세워
초등생 5명 탑승…대형사고 막아
허리뼈 등 골절…전치 12주 중상
한발로 차 세우려다 길바닥 튕겨
황씨 “아이들이 무사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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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통사고 일러스트.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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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5명을 태운 차량은 불과 수초 사이에 가속이 붙어 왕복 2차로 도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이를 지켜보던 학부모들은 깜짝 놀라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라는 비명을 지르며 발을 굴렀다.
이때 한 50대 남성이 차량 운전석 쪽으로 급히 달려들었다. 진도군청에 근무하는 황창연(50) 주무관이었다. 그는 퇴근길에 학부모들의 비명 소리를 듣고 차를 세운 뒤 차량 쪽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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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주무관. [사진 진도군] |
황 주무관이 안간힘을 쓴 덕분에 돌진하듯 굴러가던 차량은 도로 옆 상가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 섰다. 자칫 도로까지 차가 내려갔을 경우 주행하던 다른 차량과 충돌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해당 도로는 400여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이어서 출·퇴근 시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이다.
황 주무관은 차량을 몸으로 막는 과정에서 허리와 갈비뼈 골절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가속이 붙은 차량에 10여m를 끌려가다 길바닥으로 튕겨 나간 것이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차에서 내린 아이들을 배웅하면서 기어와 제동장치를 허술하게 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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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일러스트.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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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공직생활을 해온 황 주무관은 평소 수영으로 몸을 단련해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곤 했다. 황 주무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들이 희생되는 사고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아이들이 차에 탄 것을 보고 무작정 달려갔는데 모두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도=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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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탑승한 학원차량의 교통사고.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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