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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동아대 태권도학과 비리 수사 놓고 검·경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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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등 혐의로 교수 3명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세 차례 기각

검찰 "보완수사 충족 못해" 경찰 "이례적인 수사 지휘"

부산CBS 박중석 기자

교수 채용비리와 학생 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동아대 태권도학과 전·현직 교수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세 차례나 기각됐다. (관련기사=6.11 CBS노컷뉴스 '채용비리부터 폭행까지' 동아대 태권도학과 전·현직 교수들 구속영장 신청)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이해할 수 없는 보완수사 지시 등을 통해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반발 기류가 감지되는 등 이번 사건이 검·경간 신경전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12일 부산지검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검찰은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업무방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신청한 동아대 태권도학과 전·현직 교수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달 8일과 16일 경찰이 이들 교수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세 번째로 신청한 구속영장이 다시 되돌아온 것이다.

부산경찰청 형사 부서 핵심인 광역수사대에서 같은 사건을 놓고 신청한 구속영장이 세 차례나 기각되는 일은 최근 수 년 사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재차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받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거나, 경찰 단계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사건을 불구속 송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최초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당시 지시한 '보완 수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채 재차 영장을 신청해 기각했다"며 "보완 수사 결과를 보고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의 반복적인 보완 수사 지시에 대해 경찰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세 차례에 걸친 구속영장 신청 때마다 검찰이 지시한 '보완 수사' 내용을 이행했지만, 매번 다른 내용의 보완 수사 지시와 함께 영장이 기각됐다는 것이다.

특히, 세 번째 영장 기각과 함께 내려온 보완 수사 지시 사항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검사는 세 번째 영장 기각과 함께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규정에 없는 돈을 요구해 챙긴 혐의와 관련해 대질조사 결과를 보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피해자 진술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피해 학생들을 교수 앞에 직접 세우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지휘가 평소와 달랐다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주요 혐의자인 A교수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 영장을 검찰이 수 차례에 걸쳐 기각한 것이 그 예다.

최근 통신수사가 보편화하면서 혐의점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영장 발부가 수월한 휴대전화 압수 영장을 기각한 뒤 금융계좌 압수 영장은 발부를 하는 등의 이례적인 수사 지휘를 했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영장 기각과 보완 수사 지시에 경찰 수사팀장은 세번째 영장 기각 이후 직접 담당 검사를 찾아가 구체적인 기각 사유 등을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보완 수사 지시를 구체적으로 하기 위한 만남이었다고 경찰과는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경찰은 A교수 등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높다며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검찰이 지시한 대질 조사 등 보완수사 지시사항을 이행한 뒤 다시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어서 어떠한 결론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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