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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제 민통선 주민들도 발 뻗고 자게 생겼어요"…접경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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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접경지 주민들 환영

일손 멈추고 북미 정상회담 TV 뉴스 시청

“북미 두 정상 간의 만남에 감회가 새롭고,

회담이 잘 마무리돼 앞으로 일 기대된다 ”

중앙일보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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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마무리하자 경기, 인천,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통선 주민 대부분은 온종일 뉴스에 눈과 귀를 집중하며 회담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휴전선과 인접한 민통선 내 마을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마을 은금홍 이장은 “북미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일손을 멈추고 마을 주민들과 TV 뉴스를 시청했다”며 “북미 두 정상 간의 성공적인 만남에 감회가 새롭고, 회담이 잘 마무리돼 다행으로 여긴다. 앞으로 일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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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내 개성공단기업협의회에서 회장단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악수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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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린 만큼 이제는 남북, 북미 간에 신뢰가 구축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순조롭게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연천 지역에 제2의 개성공단이 조성돼 우리 기업과 북한의 인력이 함께 일을 하게 되면 남북한의 신뢰회복과 실질적 교류, 경제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마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연천지역은 2015년 8월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불안에 떨었던 경험을 잊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종전선언, 평화협정으로 이어져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 간의 회담으로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성급함보다는 앞으로 남북 간 민간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 간에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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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는 장면의 생중계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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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 이완배 이장은 “북미 정상 간의 성공적인 회담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제야 두 발 뻗고 제대로 잠 잘 수 있겠구나’하는 안도감이 들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늘 전쟁 가능성에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정말 남북 간에 전쟁 가능성이 사라질 것을 보여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남북 교류가 본격화되면서 민통선 지역에도 발전의 전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민통선 내 해마루촌의 조봉연 농촌체험마을추진위원장은 “성공적인 북미 정상 간의 만남으로 남북 간에 평화가 완전히 정착되고,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일대가 세계적인 평화지대이면서 관광벨트로 변모하는 일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개성 공단이 재가동되고, 남북 간의 철도가 연결돼 파주 접경지역이 남북경제 협력의 최일선으로 자리 잡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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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장에 들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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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모습을 TV로 지켜본 서해 최북단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은 기대감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이번 회담이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을 직접 보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믿음이 확신으로 변해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태헌 백령도선주협회장은 “예전엔 남북 평화가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믿음이 생겼다”며 “70년을 기다렸고 기다림에 익숙해 있지만, 이제는 기다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부정적인 부분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중부전선 최북단 내륙마을인 강원도 철원군 근북면 유곡리 마을 주민들도 기대감을 표했다.

유곡리 장남집 이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장면을 TV 중계로 지켜봤다. 이번 회담 이후 북한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 전쟁 위험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의 길도 더 확대됐으면 한다. 남북을 다니는 기찻길이 뚫리고 남북청소년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통선 내에 위치한 유곡리엔 13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마을 주민들도 기대감을 표했다. 명파리 장석권 이장은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에서 이뤄진다면 앞으로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계속 만들어 갔으면 한다”며 “남북 관계 개선으로 각종 규제가 풀리고 교류, 관광이 늘어나면 지역 경기도 되살아날 것이다. 이제는 전쟁 위험에서 벗어나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연천·파주·옹진·철원·고성=전익진·임명수·박진호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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