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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암호화폐 투기 '집안 단속'...정부, 행동강령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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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정부가 공무원의 암호화폐 투기 근절을 위해 주요 기관 100여곳이 '암호화폐 관련 행동강령 개정 사항'을 통보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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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 등 암호화폐 직무 관련성이 있는 부서 공직자 대상으로 암호화폐 보유와 투자를 금지시켰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 직원이 암호화폐를 대량 구매, 정부 발표 직전에 매도하는 등 모럴해저드가 발생하자 암호화폐 투기 금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28일 인사혁신처,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암호화폐 관련 업무 담당 공공기관을 지정하고 기관별 행동강령을 통보했다.

공직자 윤리법에 의거해 공무원 암호화폐 보유·거래 관련 행동강령을 기관별로 제정, 제재 기준을 마련했다. 직무 관련성이 있는 소속 부처 부서와 직위까지 상세히 지정했다.

본지가 입수한 각급 기관별 행동강령 개정 사항 공문에는 약 100여개 기관이 투기 금지 대상에 올랐다. 개정안에는 암호화폐 거래 제한 기준을 담았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재산상 거래·투자 행위, 타인에게 암호화폐 관련 정보를 제공해 재산상 거래·투자를 돕는 행위를 금지했다. 암호화폐에 관한 정책 수립 관련 직무와 수사, 검사, 조사 직무는 물론 기관장이 암호화폐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직무는 관련 투자를 막았다.

공직자 암호화폐 보유 사실 신고 근거도 마련했다. 암호화폐 관련 직무를 수행하거나 수행하던 공직자가 암호화폐를 보유한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해당 내용을 의무로 신고해야 한다. 기관장은 공정한 직무 수행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직무 배제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산업부, 금융위 등 암호화폐 관련 기관은 직무 관련 공무원을 사실상 지정하고 관리 대상 리스트를 만들었다.

과기부는 융합신산업과장과 해당 부서 2개 직위, 사이버침해대응과장과 2개 직위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올렸다.

산업부도 암호화폐 관련 직위에 입지총괄과장과 산업단지 담당 공무원을 지정했다.

금융위는 금융정보분석(FIU) 원장과 모든 직원을 암호화폐 직무 관련 직위로 지정했다. FIU 기획행정실, 제도운영과, 심사분석실 등 모든 임직원이 해당된다.

지정 공직자는 암호화폐 보유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신규 취득하면 중징계 대상에 오른다.

암호화폐 관련 금융기관은 별도 행동강령을 만들어야 한다. 상당수 기관은 이미 관련 강령 등을 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물론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금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예탁결제원,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이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암호화폐 투기로 유관 기관 공무원이 재산상 이득을 취하면 부패방지권익위법과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중징계에 나설 것”이라면서 “소관 분야별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한 거래 제한 세부 기준을 만들어 운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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