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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신체 나이 젊고 생리 주기 일정해도 난임 생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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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오해와 예방법


매년 난임 부부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난임 치료를 향한 사람들의 심리적 문턱은 아직 높다. 신체가 건강하니 난자도 건강할 거라 오해해 검사를 미루거나, ‘원인 불명’의 난임이라며 몇 년을 기다리기만 하는 부부도 많다. 난임 시술이 고통스럽고 어렵고 비쌀 것이란 선입견도 빠른 난임 해결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난임 전문인 마리아병원 임경실 부원장에게 난임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효과적인 난임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중앙일보

마리아병원 임경실 부원장은 ’미래의 난임을 예방하려면 30세 전후 ‘난소 나이’부터 확인하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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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난임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2008년 16만2000여 명에서 2017년 20만8000여 명으로 연평균 3.2%씩 늘고 있다. 부부 7쌍 중 1쌍이 난임이지만 난임 검사·시술을 망설이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이유 없는 거부감과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오해 때문이다. 마리아병원 임경실 부원장은 “인터넷을 통해 난임에 대해 많이 알고 병원을 찾는 부부도 많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며 “병원 방문을 미루다 시기를 놓치고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를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만 35세 이상인 여성이 피임 없이 6개월간 아이가 생기지 않을 때, 만 35세 이전에는 1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을 때 난임 검사를 권장한다. 하지만 ‘난임 예방’을 위해선 이보다 일찍 서두르는 게 좋다.

운동, 체중 조절과 난자 건강은 별개

난임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자신의 생리 주기가 정확해 난임이 생길 리 없다고 짐작하는 것이다. 임 부원장은 “생리는 난자가 남아 있는 한 폐경기 직전까지 규칙적으로 나온다”며 “생리 주기만으로는 난소 기능을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체중 조절에 신경 쓰니 난자도 건강할 거라는 생각도 오해다. 비만할수록 난자 배출(배란)이 어려워지는 것은 맞지만 체지방이 지나치게 적어도 배란 장애가 생긴다. 임 부원장은 “과도한 운동으로 체지방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배란을 유도하는 뇌하수체 호르몬이 줄어 오히려 임신을 어렵게 만든다”며 “흔히 말하는 ‘동안’이나 ‘젊은 신체 나이’는 난임 여부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원인 불명의 난임 진단을 받은 뒤 병원을 멀리하는 경우다. 임 부원장은 “난임의 원인을 모른다면 오히려 더 적극적인 난임 시술이 필요한데 반대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다시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난임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여성 스스로 ‘내 난소 나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혈액검사로 ‘항뮬러관호르몬(AMH)’ 농도를 측정했을 때 혈중 수치가 높으면 난소의 기능이 좋고 앞으로 배출될 난자가 많다는 뜻이다. 20대의 AMH 수치는 약 4~5, 30대는 2~4, 40대는 1 이하다. 0은 폐경을 뜻한다. 임 부원장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30세 전후로 AMH 검사를 미리 받으면 조기 폐경이나 혹시 모를 난임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수치가 매우 낮았다면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생각한다. 아직 미혼이거나 당장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는 부부라면 ‘난자·배아 냉동’을 고려한다. 한 살이라도 어린 난자가 건강하기 때문에 이를 냉동했다가 임신을 원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다. 여성 나이 만 35세부터 난자의 노화 속도가 빨라져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유산과 다운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임 부원장의 설명이다.

내일부터 연간 3일 ‘난임 휴가’ 시행

당장 임신할 계획이라면 난임 검사를 받아 난임의 원인을 찾고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체외 수정)을 시도한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를 맞은 뒤 난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정자와 수정시키고 이를 3~5일 배양해 다시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임 부원장은 “시험관아기 시술이 아프고 번거롭다는 오해를 많이 받지만 예전에 비해 과배란 유도 주사량도 줄고 바늘도 가늘어져 통증이 크게 줄었다”며 “병원 방문 횟수도 총 2~3주간 5회 정도로 최소화해 직장 생활과 병행하는 여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29일부터는 달라진 노동법에 따라 연간 3일 ‘난임 휴가’도 지원돼 이를 활용하면 좋다.

비용의 부담도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시술 비용의 3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기준으로 1회에 100만~150만원(본인 부담 기준) 정도 든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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