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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숨겨왔던 5·18 기록 빛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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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행진곡’ 담긴 테이프·시민 몸에서 빼낸 탄환

38주년 앞두고 소중하게 간직해 온 자료 기증 이어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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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행진곡’ 녹음테이프, 시민의 몸에서 빼낸 뭉개진 탄환, 시민들을 뒤쫓는 계엄군…. ‘진실이 밝혀질 때’를 기다리며 시민들이 38년 동안 소중하게 숨겨왔던 5·18민주화운동 당시 기록들이 잇따라 세상에 나오고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5·18 38주년을 앞두고 시민들의 관련 자료 기증이 이어지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기록관은 최근 5·18을 상징하는 노래가 된 ‘님을 위한 행진곡’이 들어 있는 창작노래극 <넋풀이>의 첫 녹음테이프를 기증받았다.

이 테이프는 1982년 4월 당시 광주 북구 운암동에 살았던 소설가 황석영씨 집에서 녹음된 것이다. 테이프는 당시 녹음을 담당한 이훈우씨 집에서 최근 발견됐다. ‘님을 위한 행진곡’만 녹음된 원본은 전국 배포를 위한 과정에서 분실돼 이 테이프가 현재 확인된 가장 오래된 것이다.

당시 금남로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나왔다.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광흠씨(71)는 직접 촬영한 사진 41장과 취재를 위해 착용했던 ‘수습학생시민’ 어깨띠, 보도 완장 등을 내놨다. 5·18 당시 전남도청에 쌓여 있던 폭발물의 뇌관을 제거한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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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진압을 거부해 신군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강제해직된 고 안병하 치안감의 자필 비망록도 기록관에 자리를 잡았다. 비망록에서 안 치안감은 “계엄군의 강경 진압이 5·18의 원인”이라고 적었다. 해외에서도 기증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 살고 있는 이윤희씨(58)는 전남 나주지역 5·18 관련 서류와 당시 작성한 일기를 기록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박주섭 전 광주기독병원장은 1980년 당시 수술과정에서 나온 탄환 등을 기증했다. 탄환은 당시 기독병원 외과 과장이었던 박 전 원장이 부상자들을 수술하면서 몸에서 빼낸 탄두 5점과 탄환 조각 5점이다. 나의갑 5·18기록관장은 “38년 만에 공개된 소중한 자료들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이날부터 옛 전남도청 회의실에서 시작한 ‘5·18기록관 기획전시-가자, 도청으로’에서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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