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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미, ZTE 제재 완화…중, 어떤 선물 내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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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허, 2차 협상 위해 방미

금융 등 진입 문턱 낮추고 미 농산물 수입 제재 완화

보복 관세 철폐 가능성

경향신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사진)가 15일 미국과의 무역 갈등 해결을 위한 방미 길에 올랐다. 미국은 오는 19일까지 이어질 2차 협상에 앞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 통신)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류허 부총리가 미국에 어떤 보상 카드를 내밀고 양국 간 합의점을 도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ZTE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한 것과 관련,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큰 틀의 무역협상을 위해 ZTE 제재 건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ZTE 제재 문제는 이달 초 1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은 중국에 2020년까지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를 2000억달러(약 214조원) 줄일 것과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통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ZTE 제재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ZTE 제재에 양보 의사를 밝히면서 양국 간 협상이 더 순조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무역대표부(USTR)도 15일로 예정됐던 500억달러(약 5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안 관련 공청회를 17일로 미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 전문가들은 양국 갈등의 핵심인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에서 중국이 양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신보(吳心伯)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ZTE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양국 간 무역갈등 완화 해결책을 찾겠다는 열린 마음을 보여준다”며 “류 부총리의 방미 기간 동안 무역협상의 진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 주임은 “중국 협상단은 미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고 미국 기업들의 서비스, 금융, 기술 시장의 진입 문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루펑(盧鋒) 베이징대 거시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미국 기업에 자국 기업과 동일한 시장 접근권을 부여하고 기술 이전에 대한 규칙 역시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한 포럼에서 “류 부총리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일정한 타협을 이루고 몇 개월의 휴전기를 갖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에 대한 거대한 무역흑자 부문에서 양보를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요구하는 2년 내 대미 무역흑자 2000억달러 감축은 중국도 도저히 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고율의 보복관세를 철폐하고 비관세 규제 장벽을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맞서 돼지고기, 과일 등 미국산 농축산물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팜벨트’(농장지대)를 정면 겨냥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에 대한 대응 조치를 완화하며 해결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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