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잇달아 벌어진 10대 소녀 성폭행 및 살인 피해 사건으로 인도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번 사건은 1월 힌두교 남성 8명이 8세 무슬림 여자 어린이를 윤간하고 살해한 사실이 4월에 뒤늦게 알려진지 한 달 만에 발생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도 사회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 강간범을 위한 사회는 없다’, ‘소녀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적힌 팻말을 만들어 성폭력이 만연한 인도 사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뉴델리와 텔랑가나주 등지에서 시민들은 ‘소녀들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적인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100건 이상의 성폭행이 발생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달 12세 이하 아동을 성폭행한 경우 최고 사형, 16세 이하 청소년을 성폭행 했을 땐 최소 징역 20년 형에 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통과시켰다. 8세 소녀 성폭행치사 사건 이후 정부가 내놓은 조치다.
하지만 법보다 각 공동체의 관습이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도 사회에서 법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이번 세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도 성폭행 피해 직후 경찰서가 아닌 마을 의회로 먼저 달려갔다. 벌금 5만 루피(약 80만 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피의자 4명은 보복을 위해 지인 16명을 더 불러내 피해자 집으로 찾아가 부모를 폭행하고 소녀를 불태웠다. 인도 사회학자 디파 나라얀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인도의 사회문화적인 문제”라며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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