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풍선효과?… 은행 기타대출 4월기준 '사상최대'

주춤하던 가계대출 증가폭 다시 확대…은행 기타대출 4월기준 ‘사상최대’ / 한은 “계절적 요인 자금 수요 많아”

지난달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 은행권 기타대출이 전월보다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4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폭 증가다. 이에 따라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폭도 다시 커졌다.

14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보험,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7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1월(10조원) 이후 가장 크다. 올해 1월 5조1000억원에서 2월 3조3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으나 3월 5조원으로 늘더니 지난달 더 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타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전 금융권 신용대출은 4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 기타대출이 2조7000억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2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 기타대출 증가액은 4월 기준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래 최대다. 잔액은 202조1000억원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기타대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3월 4000억원이던 신용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1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한은은 “4월 이사가 많은 계절적 요인과 재건축아파트 이주자금, 신규아파트 분양·입주 관련 자금 등 자금수요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은행 외 다른 업권에서는 보험계약대출, 카드론 등 제2금융권 영업 확대, 주식시장 투자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타대출 증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3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도입된 뒤인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줄었다. 은행 주담대는 전월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난 57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증가폭은 2조8000억원이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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