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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태영호 "北 완전한 비핵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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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핵폐기 행사 배제 이유도 '완전한 비핵화' 강조했기 때문
北, 개성공단서 교훈 얻어…베트남식 개혁 방향 아닌 '개성식 모델' 실현할 것
아시아경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 북한전문가 초청강연에 참석해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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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16일 북미 정상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CVID(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SVID(충분한 비핵화), 즉 핵 위협 감소로 합의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기념 기자간단회에서 "북한에서 핵은 강력한 보검과 확고한 담보 즉 창과 방패로 이를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진정한 핵 폐기 완전한 CVID로 볼 수 있겠느냐,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며 "그게 아니라면 남북 정상회담을 7일 앞두고 왜 핵 무기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겠느냐"고 재차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당 전원회의에 참석해 핵무기에 대해 '평화 수호의 강력한 보검', '우리 후손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라고 정의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이번 핵 실험장 폐기 행사에 일본 기자들을 배제한 것도 일본이 CVID를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북한은 한국, 일본, 미국 적대국들과 모두 상대하기에 힘에 부친다"면서 "북한은 이 문제를 미국과 밀실회담에서 넘기려고 하는데 일본이 계속 CVID를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일본 대신 영국 기자들을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핵보유국 위주로 초청했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 자세에서 (협상)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 개혁방향을 따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트남이나 중국이나 사상 해방을 먼저하고 경제개혁을 시작했다"며 "북한에서 사상 해방은 김정은의 세습통치·절대권력에 대한 해방이라 사상혁명을 하면 북한 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신 개성식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선관광 후경제특구'로 나아갈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개성공단을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학습했다"면서 "개성공단이 외부로부터 정보의 유입을 차단하고 한국과 제한된 접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공업지구 근로자들을 바로 정치조직 생활을 시킴으로써 모든 정치 근로단체 조직 기능이 살아났다"며 "개성시 만큼 모든 정치 기능이 살아서 움직이는 곳이 없었고 이것이 북한이 나아갈 길"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을 쿨하고 결단력 있다고만 보고 북한 체제를 정상화하는 의식이 만연해 있다면 '핵 있는 평화가 문제될 거 있냐' 이런 의식이 만연할 것"이라며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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