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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北의 '완전한 비핵화'는 美 오크리지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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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핵무기·물질 폐기 및 반출 장소로 거론

맨해튼 프로젝트 진행…리비아 핵장비도 보관

뉴스1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전경 (ORNL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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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시 핵무기와 핵물질을 옮겨올 장소로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를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며 "이 결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없애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오크리지로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오크리지는 테네시주 동쪽에 위치한 인구 2만9000여명 규모의 소도시로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와 함께 1940년대 세계 최초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맨해튼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에서 제조된 원자폭탄 제1호 '리틀보이'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돼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앞당겼다.

총 면적 140㎢에 이르는 오크리지의 관련 시설들은 2차 대전 이후에도 핵기술과 원자력을 비롯한 미국의 첨단 분야 연구에 이용돼 왔다.

특히 미국이 2004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정권의 핵개발 포기 선언과 함께 넘겨받은 25톤 분량의 각종 핵 관련 장비와 문서 등 또한 현재 ORNL에 보관돼 있다.

이에 앞서 1990년대 옛소련이 카자흐스탄에 남겨뒀던 고농축우라늄(HEU)을 국외(미국)로 반출한 '사파이어 프로젝트'도 ORNL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ORNL의 연간 운용예산은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 연구원 등 직원 수는 47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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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왼쪽)이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내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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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2003~2004년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볼턴 보좌관의 이날 '오크리지' 발언은 '리비아식 핵폐기를 북한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볼턴은 리비아의 핵 관련 장비 등을 미국으로 옮겨올 당시 국무부 국제안보·군축 담당 차관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 리비아와 달리 북한은 이미 일정 수준의 핵무기 개발을 마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데다, 그 규모 또한 리비아보다 현저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 북한 비핵화의 더 구체적인 진행방식은 '리비아 때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고 대미(對美) 관계 복원에 나섰다가 2011년 권좌에서 축출된 뒤 비참한 최후를 맞은 사실을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카다피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었다.

이런 가운데 북·미 양측은 그동안의 물밑접촉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체제안전 보장과 대규모 경제지원이란 큰 틀의 합의점을 도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그 구체적인 논의 결과를 공개할 전망이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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