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대상 '연 6~7%' 부동산펀드 '기근'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해외부동산 몸값, 美기준금리 상승…"유럽 일부 지역 외 기대 수익 마이너스에 불과해"]

연 7% 안팎의 수익을 기대하는 부동산 공모펀드 투자자라면 투자 시기를 늦춰야 할 것 같다. 해외 부동산 몸값은 높아지는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늘어 적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올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 빌딩, 호주 캔버라 연방정부 교육청 청사, 미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동부지역 본사, 벨기에 스퀘어 디뮤지8 빌딩 투자 등 기대수익률 연 6% 중반에서 7%의 다양한 부동산 공모펀드가 출시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져 적정한 투자 대상을 찾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미국 부동산 투자는 환헤지를 감안하면 수익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라며 "금리 인상 여파가 덜한 일부 유럽 지역을 제외하면 일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연 7% 안팎의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3월 판매한 부동산 공모펀드도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 외교부 청사가 투자 대상이다. 올해 처음 판매된 부동산 공모펀드로 1700억원이 빠르게 모집 완료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에 배정된 540억원을 하루 만에 팔아 치웠다. 기대 수익률은 연 7%로 100% 환헤지가 된 상품이어서 시장 반응이 좋았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유럽 부동산 투자 공모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당분간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결정되고 후폭풍을 지켜본 후에 적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지역을 찾기 위해서다.

한 증권사 부동산금융 담당자는 "미국 금리 인상 추이를 지켜본 후에 해외부동산 투자 타이밍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분위기는 개인 대상의 공모펀드 보다는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져도 리스크 부담이 덜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재판매)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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