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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Star&Talk] 영화 ‘레슬러’서 아빠로 변신 유해진 | ‘프로 살림러’ & 아들바보 평소 제 모습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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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배우 유해진(48)이 아빠가 돼서 돌아왔다. 능숙한 살림 솜씨에 적재적소 유머까지. 인간미 넘치는 유쾌한 아빠 귀보는 유해진 그 자체다.

유해진은 영화 ‘레슬러’(감독 김대웅)에서 전직 레슬러에서 이른바 ‘프로 살림러’가 된 아들바보 귀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무엇보다 유해진은 ‘레슬러’의 스토리에 흥미를 느꼈다고. 사회 문제를 건드리며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영화는 아니지만 소소한 삶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기 때문이다.

“스토리에 흥미를 느껴야 현장에서 저도 흥에 겨워 연기를 하고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어요. 이번 영화는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 좋았어요.”

영화는 귀보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 중 가영(이성경 분)이 친구 성웅(김민재 분)의 아빠 귀보를 좋아하는 설정은 개봉 전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부분. 지나치게 많은 나이 차 때문에 롤리타 신드롬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올 법했다. 이에 대해 유해진은 “가영이 귀보를 좋아하는 것은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말로 이성경과의 러브라인을 설명(?)했다. 그는 “가영이 귀보를 좋아하는 것은 어릴 때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느낌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극 중 귀보는 능숙하게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밥을 하며 살림 솜씨를 자랑한다. 그런 귀보의 모습은 실제 유해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들만 빼고는 평소 제 모습이에요(웃음). 되도록이면 직접 요리를 해요. 주로 잡곡밥을 하는데 진짜 맛있어요.”

집에서 상추도 직접 키운다는 유해진은 “(귀보가) 싱크대 앞에서 라면 먹고 김치 먹는 모습도 평소 제 모습”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해진은 애드리브와 유쾌한 연기로 영화 내내 웃음을 선사한다. 에어로빅신, 정육점신 등도 그의 애드리브에서 나왔다는 후문. “가급적 유쾌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목적지까지 가기를 바랐다”는 게 그의 얘기다.

“크게 웃기겠다 생각하고 연기한 것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났어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날 보며 기쁘고 즐거웠던 시간이 있었겠구나 하는 느낌이 확 오면서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들 역할을 맡은 김민재와 가까워지기 위해 수줍은 성격임에도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다.

“민재가 저를 어려워하면 그게 영화에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다행히 민재가 예의를 갖추면서도 편하게 다가와줘서 진짜로 친해졌어요.”

어느새 연기 인생 20년이 훌쩍 넘은 유해진. 좋은 선배, 멋진 선배, 훌륭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그치지 않는 게 그의 최대 강점이다. 누구보다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읽고 철저하게 분석하고 노트에 생각을 빽빽하게 정리한다.

‘럭키’ ‘극비수사’ ‘공조’ ‘택시운전사’ ‘1987’ 등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가며 약방의 감초 같은 조연에서 단독 주연배우로 우뚝 선 유해진.

“언젠가는 하고 싶어 안달을 해도 못 하는 때가 오잖아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수도 있고. 지금은 ‘열일’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연기가 안 풀리고 합이 잘 안 맞을 때는 왜 이렇게 꼬일까 생각해요. 반대로 일이 술술 잘 풀릴 때는 현장만큼 재미있는 곳도 없죠. 날씨도 좋고 걱정했던 신도 잘 넘어가는 그런 날은, 현장에 있을 때가 최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덜 미안하고 극장 찾는 사람들에게 덜 미안해지고 싶다”는 그는 예능 속 참바다 씨가 아닌, 천생 영화인이다.

[양소영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skyb184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8호 (2018.05.16~05.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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