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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교사가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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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충청일보 사설] 오늘(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예로부터 스승은 깎듯한 존경의 대상이었다. '군사부일체'라 하여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같다할 정도로 존엄 그자체였다. 속담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것도 스승을 어려워하고 존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말이 말그대로 옛말이 됐다. 존경까지는 고사하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무시당하거나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교단에 가득하다. 최근 한국교총이 밝힌 교원침해사례를 보면 상황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 교권침해상담건수는 508건으로 10년전인 지난 2007년 204건에 비해 2.5배가 늘어났다. 2010년대 초반까지 200건대였던 상담건수는 2012년 300건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57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교원침해상담건수중 학부모에 의한 침해가 267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어 학교장 등 처분권자에 의한 침해(81건), 동료 교직원에 의한 침해(77건) 순이었다. 학생이 교권을 침해한 사례도 무려 60건에 달했고, 이들은 주로 교사에게 폭언ㆍ욕설(23건)을 하거나 수업을 방해(15건)하는 행태로 밝혀졌다. 심지어 교사를 때리거나(10건) 성희롱(2건)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드러나지 않고 쉬쉬 넘어간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교권침해사례는 일선 현장에서 일상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교권침해가 갈수록 늘면서 마땅히 학생지도를 업으로 하고 있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기피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마다 신학기초가 되면 나타나는 담임기피현상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담임을 안맡으려고 아우성이다. 담임교사에게는 일정액의 담임수당이 주어지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당은 받지 않더라도 담임을 맡지 않기를 원한다. 그러다보니 담임배정은 해당 학교에 갓 전입온 교사나 신규 교사,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어느 중학교 교사는 학생지도에 시달리다보면 한 학기 끝나면 수당보다 약값이 더들 정도라며 담임교사의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교권이 실추되면서 교단을 떠나는 교원도 증가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 한동안 줄어들던 명예퇴직 교원이 올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말 121명의 교원이 명예퇴직을 신청해 교단을 떠났는데, 이는 지난해 7월 명예퇴직 수요조사당시 인원 89명을 32명이나 상회한 수치라는 것이다. 또한 이 숫자는 이미 지난해 전체 명예퇴직자 114명을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명예퇴직교원이 예상밖으로 늘면서 도교육청은 당초 예산에 편성한 명퇴수당이 소진되자 부랴부랴 추경에 명퇴수당을 추가로 편성했다. 명퇴사유는 통상 건강문제, 부모봉양, 손주육아 등 다양하지만 오랜 교직생활과 학생지도에 심신이 지쳐 그만두는 교원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생각이다. 물론 교단에는 교원의 명예를 떨어뜨려 지탄을 받고 있는 교원도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교원들의 천직의식도 희박해져 일반적인 월급쟁이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원들은 그래도 사명감을 갖고 후학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모름지기 교육은 가장 핵심적인 주체인 교원들이 좌지우지한다. 그들이 사명감을 갖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고 보듬어 줘야 한다. 교사가 바로서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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