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3 (일)

[명품에 묻다]⑥삼성·LG·현대차, 한국만의 명품 발굴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루벨코리아 대표 16년간 한국 명품시장에 몸담은 명품 전문가

"삼성·LG·현대車 등 명품될 가능성 높지만 럭셔리 마케팅 부족"

뉴스1

다니엘 메이란 부루벨코리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5.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한국 명품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습니다. 삼성과 LG, 현대차 등 한국산 명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니엘 메이란 부루벨코리아 대표이사가 한국 명품 시장에 대해 내놓은 진단이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지난 16년간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의 명품시장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메이란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 명품시장에서 구매를 줄이고 있다며 럭셔리 마케팅을 통해 한국만의 명품 브랜드를 발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부루벨코리아는 국내 최대 면세 에이전시다. 면세 시장은 면세사업자, 브랜드, 에이전시의 독특한 삼각 구도로 이뤄진다. 부루벨코리아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LVMH 그룹 브랜드 등 다수 명품 브랜드를 국내 면세점에 공급하고 있다.

부루벨코리아는 한국 면세시장을 오늘날 세계 1위 규모로 키워내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부루벨코리아는 1984년 국내 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처음으로 입점시키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면세 명품시장을 개척했다.

◇韓 명품시장 내 中 수요 약화 전망…"한국만의 명품 발굴해야"

메이란 대표는 "한국의 럭셔리 시장이 급성장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이라며 "중국 소비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국 사람들의 명품 사랑과 더불어 중국인 관광객의 엄청난 수요 덕분에 한국 명품 시장은 급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인의 수요가 언젠간 중국으로 옮겨가게 되면 한국 명품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메이란 대표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등 한국 기업의 제품을 명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 명품시장의 잠재력 내지 숙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에도 럭셔리(명품)가 될 대기업과 장인 정신이 담긴 제품이 많다"며 "하지만 이것을 알리는 채널이나 마케팅이 성숙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제품은 한국에서는 럭셔리(명품)로 인지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여기에 한국 명품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메이란 대표는 한국은 명품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은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심지어 슈퍼마켓을 가도 차려입는다"면서 "항상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남에게 나의 최고의 모습만을 보여주려 하기 때문에 명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이란 대표는 한국 소비자가 유럽이나 중국 소비자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는 가장 특별한 것을, 중국 소비자는 가장 비싼 것을 최고로 여긴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보여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그간 한국인들이 식민지 지배 등으로 억압되어 왔기에 무언가를 표출하고 싶어 한다고 연결지었다.

뉴스1

다니엘 메이란 부루벨코리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18.5.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韓 명품 없는 이유? '특별한 구매 경험' 선사해야


명품 시장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메이란 대표는 오늘날 소비자들은 단순히 명품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명품처럼 특별한 '구매 경험'을 원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메이란 대표는 "값비싼 럭셔리(명품) 브랜드나 제품은 더 이상 '럭셔리'를 상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2009년부터 명품 등 럭셔리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는 LBI코리아(Luxury Business Institute Korea)를 설립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 호텔, 명품 면세 등 럭셔리 산업에 두루 몸담았던 메이란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은 그가 럭셔리 전문 교육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LBI는 한국, 프랑스, 중국, 홍콩 4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에만 지사가 3곳 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아시아 럭셔리 시장은 놀랄 만큼 빠르게 성장했지만 양적인 성장에 치중된 채 서비스의 질과 고객의 감성적인 경험은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브랜드 네임밸류나 제품 품질보다는 서비스적 경험이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고가구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다는 그는 "가구에만 집중된 부티크가 별로 없고 가전제품과 뒤엉켜 판매하는 환경적인 요인은 한국 고가구를 명품으로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특별한 제품에는 그에 걸맞은 특별한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는 명품이 될 수 있는 제품이 많다"며 "사람들이 이것을 명품으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hemingwa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