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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싱가포르에서 '남북미중 종전선언'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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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담판 이후 한중 정상 합류 시나리오

"北과도기 안정 보장 필요…싱가포르 종전선언 가능성 70%" 관측도

정치적 선언이라 이벤트 성격 다분…한반도 주요국·정전협정국 한자리 의미

시진핑, 판문점보다 싱가포르行 부담 낮아…靑, 文대통령 방문설 일축

뉴시스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남북미중 정상이 함께하는 '종전선언'이 이뤄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전선언은 표현 그대로 휴전 상태인 한반도의 전쟁 종식을 알리는 정치적 선언이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12일 북미회담 당일 밤 또는 이튿날에 종전 선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가능성을 낮게 밝히고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싱가포르행이 결정된다면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시 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각각 지난 3월 6일 베이징(北京)·지난 5~7일 다롄(大連)에서 두차례 북중회담을 가지며 한반도 정세에 민감히 대응해왔다. 중국 외교부와 미국 백악관도 '제3국 정상이 북미 회담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가' 물음에 부인하지 않고 여지를 남긴 상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중국,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과도기적인 안전 보장에 대한 약속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종전선언의 의미"라며 싱가포르에서의 남북미중 정상 회동 가능성을 70%로 내다봤다.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조건으로 체제 안전의 보장을 제시했다. 체제 보장은 비핵화가 완료됐을 때 시작된다. 만약 북한이 조기 핵폐기 과정에 들어갈 경우 핵폐기 출발부터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체제 안정 보장이 공백 상태가 된다.

이에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미회담 일정에 합류해 종전선언 형식으로 북한의 안전 보장을 약속해 줄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방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빠른 비핵화를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 동등한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북미간 비핵화 보상 프로세스가 구체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협정체결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한반도 당사국인 남북 정상이 합의한 상황에서 종전을 알리는 의식만 남은 것이다.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에는 유엔군 총사령관이었던 미국 장군 마크 웨인 클라크,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가 각각 서명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북진 통일'을 주장하면서 정전협정문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종전선언은 남과 북이 종전을 알리는 세레모니,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 발표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 지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싱가포르=AP/뉴시스】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개최' 소식이 발표된 지난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상점에 대서특필된 현지 신문들이 놓여 있다. 2018.5.14. photo@newsis.com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하면서도 '싱가포르 남북미중 회담 가능성'은 일축했다.

앞서 청와대는 북미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린다면 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합류해 남북미 회담으로 연계할 수 있지만 싱가포르는 여건이 어렵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시 주석이 싱가포르로 향하기로 결정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싱가포르는 역사적 상징이 떨어지지만 제3국 중립국 위상 때문에 북미회담을 유치할 수 있었다. 시 주석에게도 판문점보다는 싱가포르가 정치적 부담이 덜할 전망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한중정상회담 답방,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시 주석에게 방한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만일 시 주석이 종전선언을 위해 판문점을 찾는다면 명분과 모양새가 떨어져보이는 우려가 있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만일 북미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려) 종전선언을 하는데 (시 주석이) 이른바 '차이나 패싱'이 두려워서 원포인트로 판문점을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체면을 구길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중국 거리로 보면 서울이 더 가까울 수 있지만 싱가포르도 그리 멀지 않다. 제3지대이기 때문에 아마 시 주석이 체면이 덜 손상되는 상태에서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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