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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은행고시 부활 "논술보다 객관식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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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 채용비리 완전 근절 시험대
평가 객관성 높이려 필기 도입…서류 외부전문가에 맡기고 면접은 블라인드 방식 적용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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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은행권 채용 필기시험인 '은행고시'가 부활한다.

은행권 취업준비생들은 인적성 검사 수준을 넘어 금융, 경제, 일반상식 등에 대해 깊이있는 지식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 담보를 위해 논술형 문제보다는 객관식과 단답형의 출제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필기시험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모범규준은 은행이 채용절차를 진행할 때 필기시험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권고사항이지만 최근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던 만큼, 대부분의 은행들이 필기시험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만 채용 절차에 필기시험을 뒀다.

필기시험 전면 도입으로 채용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높아지는 반면, 취준생들의 시험 준비에 대한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과 경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 10년만에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우리은행은 인적성 검사 수준을 넘어서 경제, 금융, 일반 상식 문제를 출제했다. 필기시험은 금융, 경제, 일반상식 3과목으로 치러졌다. 세부적으로 국제 경제, 외환, 파생상품의 손익구조 등의 문제가 객관식과 단답형으로 출제됐다.

기존에 필기시험을 운영하고 있던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경제, 금융, 상식 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그동안에는 객관식과 주관식 문제가 병행 출제됐으나, 앞으로는 주관식 중 논술형 문제는 평가의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타 은행들도 채용비리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도입하되, 문제 출제 방식을 객관식과 단답형을 위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평소 경제 및 금융에 관한 이슈나 트렌드 등을 꾸준히 접하는 것이 중요하고 틈틈이 경제신문 등 금융관련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모범규준을 통해 서류전형 자체의 공정성을 높이는 절차도 마련했다. 서류전형을 외부기관에 맡기거나 외부 전문가를 서류전형에 참여하게 했다. 부정 청탁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면접에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해 면접위원에게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했다. 면접에 외부 인사가 면접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대학입시에서 볼 수 있는 예비합격자 풀도 운영한다. 채용비리로 인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다. 모범규준은 채용비리의 온상이 된 임직원 추천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모범규준은 아울러 채용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은행 내부의 통제담당 부서가 전체 채용 절차를 점검하도록 했다.

은행연합회는 금융당국의 의견을 받고 모범규준을 확정해 다음달 의사회에서 이를 의결할 예정이다. 모범규준이 제정되면 각 은행은 이를 내규에 반영하기로 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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