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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개관…이-팔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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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개관식이 열리는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에서 대대적인 반 이스라엘 시위가 예정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10만 명이 참여하는 ‘귀환의 행진’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국경 인근의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귀환의 행진’ 시위는 당초 ‘나크의 날’(이스라엘 건국에 따른 팔레스타인인 추방을 기억하는 날)인 15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올해에는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일자에 맞춰 하루 앞당겨 개최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전투부대와 특수부대, 야전 정보 부대 및 저격수 등을 집중 배치하는 등 준 전시태세를 취하고 있다. 개관 행사가 열리는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주변에는 1,000명이 넘는 경찰과 형사들이 배치돼 철통 경호를 펼치고 있다.

이-팔 갈등의 불씨를 지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며, 주이스라엘 대사관의 이전을 지시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대사관 대부분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텔아비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예루살렘을 어느 국가에 속하지 않는 도시로 규정한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꼽히는 예루살렘에 대해, 유엔은 1947년부터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선언으로 이스라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면서 팔레스타인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식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언론인, 학자, 기업인, 종교인 등 약 800명이 초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이자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남편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등과 함께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영상 메시지만 공개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개관식 전야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그의 결정에 영원히 감사해 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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