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그랑자이·경희궁 롯데캐슬 등 전매제한 해제
분양가 대비 '억대' 웃돈 붙어 벌써 매물
"양도세 부담·높은 프리미엄에 거래체결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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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서울 요지에 들어서는 알짜 아파트 단지 분양권 전매 제한이 다음달 대거 풀리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분양권 거래시장에 활기가 돌지 관심이 쏠린다.
전매 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맞춰 계약서를 쓰길 원하는 분양권 소유자들은 벌써 매물을 내놓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데다 역전세난(전세금을 낮춰도 세입자 구하기 어려운 것)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미리 전매 가능할 때 차익 실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양권에 대한 양도세 50% 부담에 실제 매물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분양가에 비해 껑충 뛴 호가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선뜻 매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대부분 서울 도심 위치한 알짜 아파트 단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와 청약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전매가 제한됐던 서울지역 6개 아파트 단지 분양권 규제가 다음 달 풀린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양천구 신정동 ‘목동파크자이’.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크푸르지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 등이 대표 아파트들이다. 대부분 서울 도심에 위치한 알짜 단지로 꼽힌다. 이어 7월에도 도봉구 쌍문동 ‘도봉금강아미움파크타운’을 비롯해 마포구 창전동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데시앙’, 강서구 염창동의 ‘e편한세상 염창’ 등에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2016년 11·3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도 과천시의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으로, 강남 4구 외 서울지역과 성남시에서는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강화했다. 대책 발표일인 11월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한 단지부터 적용됐기 때문에 그해 12월과 이듬해(2017년) 1월에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이 오는 6~7월에 걸쳐 전매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6~7월 서울에서 전매 제한이 풀리는 일반분양 물량이 3068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의 전매 제한이 본격 가능해지면서 한동안 ‘거래 절벽’이었던 분양권 거래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입주권은 198건으로 2013년 1월 139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작년 6·19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한 물량은 입주 때까지 전매가 금지된데다 올해 1월부터는 분양권을 매도할 때 보유 기간이나 차익 규모와 상관없이 50%를 양도세로 내야 하기 때문에 거래가 뚝 끊긴 것이다. 실제 작년 4~6월 매달 1000건을 넘었던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그해 10월 222건으로 확 줄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분양권 양도세 중과 회피 물량이 나오면서 711건까지 늘기도 했지만 올 들어 다시 주춤해져 4월까지 월평균 343건 정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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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50% 부담에 매매 위축될 수도
신촌그랑자이와 래미안 아트리치 단지에서는 벌써 분양권 매물이 일부 시장에 나와 있다. 분양 계약자가 전매가 풀리는 날 바로 분양권 매매 계약을 할 수 있게 미리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분양권을 팔겠다는 목적보다는 ‘간을 보기 위한 매물’이 더 많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래미안 아트리치 단지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분양권 보유자들이 전매 제한 해제를 앞두고 매물로 내놨다가도 거둬들이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권 가격 추가 상승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분양권 보유자들이 전매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 가장 큰 이유가 양도세 부담이다. 무주택자가 아닌 분양권 보유자가 분양권을 팔 경우 분양가 대비 차익의 절반을 무조건 양도세로 내야 한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권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신촌그랑자이 전용면적 84㎡짜리 분양권은 호가가 12억~13억원으로 분양가(7억 400만~8억 4700만원)보다 최소 3억 5000만원 이상 올랐다. 래미안 아트리치도 전용 59㎡가 분양가보다 1억원 가량 오른 5억 4000만~5억 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목동 파크자이도 분양권(전용 84㎡)에 웃돈이 3억~4억원 정도 붙은 상태다. 따라서 양도세 부담이 상당하다.
북아현뉴타운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분양권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계약 체결 의사가 있는 물건은 거의 없다”며 “신촌그랑자이는 워낙 입지가 좋고 평지 시공을 해서 입주 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잔금을 치를 여력이 없거나 역전세난 우려로 분양권 매도에 나서는 이들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활발하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의견도 많다. 분양권 가격이 많이 뛴 만큼 매수 대기자들도 선뜻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목동 T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후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매도자나 매수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태여서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더라도 활발한 거래는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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