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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욕 좀 그만 쓰거라"
자녀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본 어머니는 댓글을 남겼다. "스토킹 하지마요, 엄마"라는 자녀의 대댓글이 달렸다. SNS시대를 맞아 부모의 자녀 간섭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듯 보인다. 다만 부모의 나이가 80대고, 자녀의 나이가 50대인 점만 빼면.
11일(현지시간) 보스턴글로브,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미국 베이비부머(1946~196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 '헬리콥터 노부모'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65세 이상 시니어의 절반은 최소 부모 1명과 같이 살고 있다. 1990년대초 40% 초반에 불과했던 이 수치는 지난 30여년 새 10%p(포인트) 올랐다. 혼자 사는 부모의 건강관리를 위함이 목적인데, 노인판 '헬리콥터 부모' 현상이 세대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헬리콥터 부모란 자녀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계속 맴돌며 잔소리를 하고, 학교나 직장 일에도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모를 일컫는 말이다. 주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헬리콥터 부모' 역할을 자신의 자녀들에게 했지만, 이제는 그들이 거꾸로 '헬리콥터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다.
올해로 65세가 된 제키 케인은 매일 집에 나갈 때마다 수차례 잔소리를 듣는다. "잠 좀 일찍 자거라", "젖은 머리로 밖에 나가지 마라", "오늘은 드레스가 그게 뭐니" 등 어머니의 말이 이어진다.
그녀 역시 "네, 엄마" 단답만 하고 집을 나선다. 어머니 나이는 90세다.
57세의 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은 올해 85세인 어머니가 집에 늦게 귀가 한다는 이유로 학교에 전화를 걸어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캐서린 보너 메사추세츠대학 교수는 "96세의 어머니가 70세 아들에게 이혼을 종용하는 케이스도 봤다"며 "문제는 시니어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살 땐 간섭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지만, 부모가 돌아가신 뒤엔 자신의 삶도 사라졌다는 생각에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노부모들의 헬리콥터 경향이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바바라 오쿤 임상심리학자는 "베이비부머들이 약 20여년간 자녀를 키우느라 노부모와 떨어져 있다가 시니어가 돼서 부모와 합칠 경우, 그동안 외로움을 겪었던 노부모들의 간섭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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