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이 높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 요인은 국민들을 전쟁의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전쟁과 긴장의 국면에서 평화국면으로 바뀌었다는 게 가장 크게 작용했다.
문재인정부가 진보정권임에도 보수인 미국 트럼프행정부와 탄탄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사드 배치 등으로 악화한 중국과 관계도 정상화하는 등 외교 면에서 성과도 높은 지지를 받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소탈함과 진실성, 이와는 너무 대조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자유한국당의 행태 등도 문재인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야당의 ‘드루킹 특검’ 공세 등에도 6·13 지방선거는 여당의 완승과 야당의 완패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미 정상회담이 지방선거 하루 전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정부가 (미국과 북한에) 얼마나 사정했으면 지방선거 하루 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겠느냐”며 정치공세를 펴는 것도 이런 상황에 대한 야당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아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한 1년이었다고 평가했는데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부심을 갖게 한 것, 이것이 문재인정부가 국민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느낀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떨쳐버리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 남북·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중국과 일본에도 대등하게 맞서게 된 것이 지난 1년간 문재인정부가 한 일 가운데 최고의 치적이다.
‘불언이신’(不言而信)이라 했다. ‘주역’에 나오는 말로 떠들어대지 않아도 사람들이 믿는다는 뜻이다. 야당 입장에선 뼈아픈 일이겠지만 지지율 80%라면 적어도 지금은 천하의 민심이 문재인정부 쪽으로 쏠려버리고 말았다고 봐야 한다. 야당이 아무리 단식을 해도 당분간은 이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남은 4년 문재인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큰 공을 세우고 일이 잘 풀린다면 마땅히 그 마지막 길을 미리 살펴야 한다. 8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이 남은 4년 내내 지속될 수는 없다. 지지율에 목 매지 말라. 언제 무슨 일이 생겨 지지율이 폭락할 때가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이다. 지난 1년의 성공은 일시적이고 천운이 따라 생긴 결과며, 희박한 확률 아래 죽을 힘을 다해 쟁취한 것인데도 마치 당연한 것인 양 여기는 순간 위기는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처음처럼,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적폐청산도 좋고, 개혁도 좋지만 산이 높고 험한 곳에는 나무가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강직은 자칫 과격하기 쉽다. 곧음을 지키되 관대해야 한다. 목표는 높고 멀지만 출발점은 제일 평범한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해라. 도(道)는 별 게 아니고 평상심이라는 점도 잊지 마시라.
박종면 본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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