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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다시 짓기엔 튼튼한 당신, '서초삼풍' 시세는 꿋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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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재'택'크] 강남 신축 아파트촌 '알박기 아파트?' 다주택자 규제에도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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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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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재건축 연한(준공 이후 30년)을 맞는 '삼풍아파트'(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외벽은 신축 아파트처럼 단정하고 깔끔하다. 2016년 도색작업을 했고 이후 벗겨진 일부 벽면의 색을 다시 칠했다.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없다. 서초·반포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이 이뤄지고 대규모 신축 아파트촌이 형성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재건축을 하기엔 '너무 튼튼한' 삼풍아파트는 노후 주택 밀집지에서 정비사업을 하지 않고 버티는 '알박기' 주택처럼 외로이 남은 노후 대단지다. 하지만 지난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 시행이 임박한 시점에도 신고가를 기록해 '강남 원조부촌'의 힘을 보여줬다. 재건축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연한을 채워간다는 기대감과 입지적 강점이 부각된 게 시세에 버팀목이 됐다.

삼풍아파트는 지난 3월 재건축 정밀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는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사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용적률은 221.67%로 정비업계가 사업성의 기준선으로 보는 180%를 웃돈다. 그만큼 일반분양할 수 있는 신축물량이 적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따르면, 삼풍아파트 79.4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6억1000만원에 계약돼 동일 면적의 기존 최고가인 지난 3월(16억원)의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기존보다 10년 단축하는 조치를 시행했던 2015년 5월 평균 거래가(9억5000만원) 대비로는 6억6000만원 올랐다.

165.92㎡도 지난 3월 24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2015년 5월(16억2500만원) 대비 8억2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 2월엔 130.23㎡(21억3000만원)가 신고가를 찍었다.

서초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 시행일을 앞두고 급매 문의가 많았지만 양도세를 더 내는 한이 있어도 보유하겠다는 다주택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2930가구의 대단지인 삼풍아파트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및 송파구 잠실의 ‘아시아선수촌아파트’와 함께 강남의 3대 고급 아파트로 유명했다.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이 걸어서 4분, 9호선 사평역이 걸어서 8분 거리다. 경부고속도로 반포나들목도 가깝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신세계백화점 강남점·JW메리어트호텔 서울 등이 모여있는 고속터미널역도 근처에 있어 생활편의시설이 풍부하다.

단지 내 원명초등학교, 도로를 사이로 반포고등학교와 접해 있고 도보권 거리에 서일중학교가 있다. 서초동 법조타운이 단지 바로 앞에 있어 법조인들이 거주를 선호하는 단지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권을 보유하고 있고, 노승권 대구지검장은 부부 공동 명의로 보유 중이다.

서초구가 적극 건의하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의 호재 단지이기도 있다. 서초구는 양재IC~한남IC 사이 약 6.4㎞ 구간을 지하화해 교통 상습 정체를 해결하고 소음·먼지 등 피해를 줄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정권을 쥔 서울시는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해 사업 추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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