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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정부 “북한 향후 핵개발 손 뗀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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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풍계리 폐쇄 선제조치

미국의 경제지원 염두에 둔 듯”

남북 정상이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의 비핵화가 첫걸음을 뗀다.

북한이 12일 밤 외무성 ‘공보(公報)’에서 함북 풍계리의 핵실험장 폐쇄 계획을 공개했다. 외무성은 “오는 23~25일 중 기상을 고려해 북부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핵실험은 핵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부품들이 한번에 작동하는지를 평가하는 종합테스트”라며 “핵실험장 폐쇄는 향후 핵무기 개발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발표를 환영한다”며 “남북 정상회담 때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2일(현지시간) 북한의 폐쇄 결정에 대해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6월 12일 큰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달에 핵실험장을 폐기(dismantle)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생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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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 폐쇄를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때는 “5월 중”이라고 시점을 못박았다. 외무성 공보는 이런 조치의 연장이지만 당초에는 의혹의 시선도 있었다.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말 대 말’ 또는 ‘행동 대 행동’을 내세웠던 북한이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나 경제지원 등의 조치 없이 과연 먼저 행동에 나설까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일단 먼저 발걸음을 움직였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북(9일)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했을 것”이라며 “적어도 (북·미)관계 정상화를 신뢰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직후 ‘북한의 번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건 예사롭지 않다”며 “북·미 정상회담(다음달 12일 예정)을 앞두고 북한이 선제조치를 함으로써 미국의 경제지원을 김 위원장이 염두에 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난관은 여전하다. 특히 북한은 이미 다량의 핵물질과 기폭장치, 상당한 수준의 핵탄두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없애는 과정이 녹록지 않아서다. 그래서 메인 게임은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부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원칙에 합의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 이후 로드맵을 만들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통을 이겨 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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