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개최 거론되는 4곳 르포
샹그릴라엔 산책로 … 경호 탄탄해
샌즈는 북한서 선호, 경호엔 취약
센토사엔 트럼프 좋아하는 골프장
싱가포르 대통령궁은 품격 갖춰
전수진 기자 싱가포르를 가다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인 샹그릴라 호텔. [전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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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찾아간 샹그릴라 호텔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1971년에 개장한 호텔로 흰색 외관은 세련됐다기보다는 고풍스러운 인상이지만 내부는 화려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호텔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수영장과 정원을 지나 나오는 오키드 산책로다. 잔디로 꾸며진 언덕을 가로지르는 오솔길을 약 150m 걸어가면 작은 오두막 형태의 공간도 마련돼 있고, 그 안에는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호텔 직원은 “연인들이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즐기기 위해 많이들 예약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 오솔길을 걸은 뒤 이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는 그림으로는 안성맞춤이다. 호텔 안으로 더 들어가면 더치 파빌리온이라는 식민지 시대부터 보존돼 온 건축물까지도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샹그릴라 호텔은 이런 ‘그림’뿐 아니라 경호 측면에 있어서도 적합하다. 이 호텔엔 매년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국방장관이 모여 안보 문제를 토론하는 아시아 안보 회의가 열린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관하는 이 회의는 별칭인 ‘샹그릴라 회의’로 더 유명하다. 2015년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이 66년 만의 정상회담 장소로 이곳을 낙점하기도 했다.
사라 테오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에서 경호 노하우가 가장 많은 호텔을 꼽으라면 샹그릴라”라고 말했다. 북·미 회담 전후로 샹그릴라 호텔 예약이 이미 끝났다는 점도 샹그릴라 개최설에 무게를 더한다.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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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이자 후원자로 ‘카지노의 황제’라 불리는 셸던 애덜슨 샌즈 그룹 회장도 호텔 건설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미국도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기자와 함께 이곳을 찾은 싱가포르인 한 사진가는 “북한에도 이곳은 매력적일 수 있다”며 “북한 사람들도 싱가포르에 오면 마리나 베이 샌즈를 꼭 보고 싶어 한다. 경제 개발의 아이콘으로 삼을 수 있는 건물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인 센토사 리조트의 한 호텔 전경. [전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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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호텔 들 외에도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Istana)’도 개최지로 가능하다고 외교소식통이 13일 전했다. 쇼핑몰과 백화점 등이 밀집한 오차드로드에 위치해 있지만 경비가 삼엄하고 규모도 웅장해 회담 장소로 제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간 호텔보다는 대통령궁이 회담 성격에 더 맞다는 분석도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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