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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사이언스 샷] 남극에서 아프리카 해안까지… 한 장에 담은 연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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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모래밭에서 커다란 장수거북(Dermochelys coriacea) 암컷이 알을 낳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옆에 한 여성 과학자가 행여 거북이 놀랄까 조심스럽게 모래밭에 장비를 꽂고 시료를 채집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평화스럽기 그지없는 이 장면을 올해 '연구현장의 과학자(#ScientistAtWork)' 사진 공모전의 1등작으로 뽑았다.

사진 속 주인공은 칼리 빌렌터프 연구원으로, 미국 퍼듀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을 보존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해안에서 5개월 동안 텐트 생활을 하면서 장수거북을 연구했다. 빌렌터프 연구원은 "매일 아침마다 휴대가 간편한 분말 이유식을 아침으로 먹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주최한 ‘2018년 연구현장의 과학자(#ScientistAtWork)’ 사진 공모전의 수상작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프리카 적도 기니에서 장수거북을 연구하는 미국 과학자, 남극 중산기지의 중국 과학자,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화산 지대에서 소금 평원을 연구하는 벨기에 과학자들.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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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거북은 1억1000만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에 출현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견뎌냈다. 다른 거북들과 달리 등이 뼈가 아니라 살이다. 2m까지 자라기 때문에 자연에서 천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최근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서식지의 생태계가 파괴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빌렌터프 연구원은 "미래 세대도 내가 장수거북에서 받은 영감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수상작으로는 중국 우한대의 항 리 박사가 남극기지에서 찍은 야경(夜景)이 눈에 띈다. 리 박사는 태양이 지평선 아래에 있어 하루 종일 밤인 7월 중순에 눈밭의 과학자와 연구시설, 그 위로 펼쳐진 오로라, 은하수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사진을 찍었다. 연두색과 갈색, 파란색이 수채화처럼 펼쳐진 사진은 벨기에 원자력연구소의 미생물학자인 휴고 무어와 지질학자 미에케 드 크라엔 박사가 에티오피아 화산 지대에서 바닷물보다 염도가 10배나 되는 소금 평원을 연구하는 장면이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330점의 사진이 출품됐다. 네이처지는 이 중 7편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수상자에게는 네이처지 1년 무료 구독권이 수여됐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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