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인대 정리, 혈액순환 촉진
체내 독성물질을 빠르게 빼내
환자 대부분 2~3개월 내 호전
침은 우리나라 사람에겐 익숙한 치료법이다.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어 바쁜 현대인과 고령자·만성질환자가 두루 찾는다. 허리 디스크에도 침은 효과적인 치료다. 튀어나온(돌출) 디스크부터 터진 디스크까지 치료 영역이 넓어졌다. 구조적 문제를 직접 치료하는 데 특화된 ‘원리침’ 덕분이다. 원리침을 개발한 이건목원리한방병원 이건목 원장의 도움말로 허리 디스크의 한의학적 치료법을 알아봤다.
이건목 원장이 개발한 원리침은 엉킨 인대를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저림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프리랜서 김동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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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과학회 침 시술 권고
한의학에서는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는 데 일반적으로 바늘처럼 생긴 ‘호침’을 사용한다. 혈액순환을 촉진해 염증 물질을 씻어내고 통증을 해소하는 원리다. 최근에는 길이가 길고 끝이 뭉툭한 원리침으로 허리 디스크를 치료한다. 혈액순환 촉진에 그치지 않는다. 반복된 손상으로 딱딱해진 인대·관절을 풀어주거나, 튀어나온 디스크를 원래 자리로 밀어넣어 신경과 혈관 압박을 해소한다. 원인에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셈이다. 이 원장은 “원리침은 자신의 조직을 최대한 살리면서 스스로 통증을 이겨내는 힘을 키우는 치료”라며 “자기 치유 능력이 큰 젊은 층의 허리 디스크에는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원리침을 이용한 허리 디스크 치료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첫째,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터진 디스크’에 효과가 크다. 디스크가 터졌어도 대소변 장애가 발생하거나 다리 마비가 심하지 않다면 가급적 수술을 피해야 한다.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몸 안으로 자연히 흡수된다. 수술로 척추와 디스크를 제거해도 뚫린 부위로 디스크가 다시 튀어나오거나 척추뼈가 불안정해져 퇴행성 변화가 빨라질 위험이 있다.
문제는 ‘터진 디스크’가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보다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디스크가 터지면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는 동시에 디스크 내부에 있는 ‘포스포리파아제A2’ 등 독성물질이 나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구조적·화학적 변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셈이다. 이 경우 신경 주사 치료로는 통증 감소 효과가 적다. 오히려 고인 염증 물질에 약물이 더해져 신경을 더욱 압박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고령·만성질환자 부담 적어
둘째, 고령자·만성질환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원리침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국소마취 후 이뤄져 치료 중 통증이 없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에 불과하다. 반복해 시술해도 약물·주사 치료와 비교해 몸이 받는 부담이 적다.
마지막으로 효과 지속 시간이 길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가 아닌, 원인을 손보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이건목 원장은 “뼈나 디스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막힌 부위를 뚫으면 신경·혈관이 스스로 제 기능을 회복해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60대 여성에게 한 달 새 세 차례 원리침 치료를 한 결과 치료 전(왼쪽 사진)보다 터진 디스크(빨간색 원)의 크기가 줄어 신경 압박이 해소됐다. |
그 결과 환자가 스스로 평가한 ‘주관적 통증 점수(VAS)’가 원리침 치료 전 60.7점(100점 기준)에서 치료 1년 뒤 41.5점으로 줄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요통기능장애지수(ODI)’도 같은 기간 35.2점에서 19.8점으로 개선됐다(근거 중심의 보완·대체의학, 2014). 이건목 원장은 “허리 디스크는 뼈·디스크 등 조직 손상이 작을수록 치료 결과도 좋다”며 “터진 디스크라고 무조건 수술하기보다 가능한 비수술 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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