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 수익 못 내는 바이오 하이테크 기업 상장 허용 해외 상장된 글로벌 기업 동시상장 허용 신흥 하이테크 기업 유치 위함…샤오미,앤트파이낸셜 등 홍콩 상장계획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 거래소가 신흥산업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의 상장제도를 싹 바꾼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홍콩거래소가 오는 30일부터 상장제도를 새롭게 바꿔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고 ▲수익을 못내는 바이오 하이테크 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하고 ▲이미 해외에 상장된 중화권·글로벌 기업이 홍콩에 동시 상장할 경우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신문은 이는 홍콩거래소가 지난 1993년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 주식인 H주 거래를 허용한 이후 25년 만에 이룬 대대적인 개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차등의결권을 허용한 게 핵심이다. 차등의결권은 기업 경영진에 실제 보유 지분율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주당 의결권을 1개가 아니라 더 많이 주는 것이다.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위험이 닥칠 때 경영권을 보호하는 장치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다. 홍콩거래소는 지난 2014년 차등의결권 부재 문제로 알리바바라는 '기업공개(IPO) 대어'를 미국 뉴욕거래소에 빼앗긴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 신규 상장제도에서 홍콩거래소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되 일부 제약은 뒀다.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은 시가총액이 최소 100억 홍콩달러(약 1조3700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시가총액 400억 홍콩달러 이하 기업은 최근 회계연도 기준 순익이 최소 10억 홍콩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또 차등의결권주식은 개인만 보유할 수 있으며, 회사 발행주식 최소 10% 이상을 보유한 상장시 의결권이 50%를 넘지 않는 회사 이사진에게만 부여된다. 또 차등의결권 주식의 의결권은 보통주의 10배를 초과할 수 없다.
또 순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 하이테크 기업이 상장하려면 ▲시총 최소 15억 홍콩달러 이상 ▲ 상장 최소 6개월전 상당액의 제3자 투자 유치 혹은 의료헬스 바이오 과기펀드, 대형제약회사 투자자 보유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밖에 홍콩에 동시상장하려는 중화권·글로벌기업에 대해서도 ▲시총 최소 100억 홍콩달러 이상 ▲ 순익 최소 10억 홍콩달러 이상의 조건을 달았다. 혁신산업 기업이 주요 타깃으로, 뉴욕·런던 등 거래소에 상장해 최소 2개 회계년도 양호한 준법기록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리샤오자(李小加) 홍콩거래소 총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리 총재는 "홍콩 자본시장은 시대 발전에 맞게 앞으로 나아가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이번 중대 개혁을 통해 홍콩을 '혁신기업 배출 요람'으로 만들 것"이라고 발했다.
그는 "이미 새 규칙과 관련해 상장 신청 준비를 마친 기업들이 두 자릿수에 달한다"며 이르면 6월 이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과도 적극 접촉 중"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홍콩증시에 상장하면 중국 본토 후광효과도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자금 이동 등 편리성도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홍콩이 IPO 제도를 개혁한 것은 더 많은 신흥 하이테크 기업을 흡수하기 위함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본토 거래소가 바이오·클라우드·인공지능·첨단 제조업 등 4대 첨단 산업 유니콘 기업의 상장에 편의를 제공하고, 중국주식예탁증서(CDR) 발행을 통해 해외 상장된 중국 기업의 회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홍콩 주식시장 개혁에 자극이 됐다는 평가다.
홍콩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첫 번째 주자로 유력한 건 중국 토종 스마트폰기업 샤오미(小米)다. 홍콩거래소는 그동안 샤오미 상장 유치를 놓고 미국 뉴욕거래소와 경쟁을 벌였다. 샤오미가 홍콩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홍콩이 상장제도를 바꿔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다. 시장은 샤오미 기업가치를 약 1000억 달러로 매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콩증시 상장기업중 샤오미가 지난 2010년 AIA그룹 이후 최대 규모 IPO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중국 소셜커머스 기업 메이퇀 등도 홍콩 증시 상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즈(葉尙志) 디이상하이(第一上海)금융그룹 수석 스트래지스트는 "새로운 상장제도로 더 많은 기업이 홍콩에 상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으로 홍콩시장의 자금흐름을 강화해주고 시장 가치를 높여주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톈펑(天風)증권도 "홍콩시장 자금원을 넓혀주고 IPO 자금조달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은 지난 2015~2016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IPO 시장이었다.하지만 지난해에는 중국 상하이거래소, 미국 나스닥, 뉴욕거래소에 밀려 4위에 그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