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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방파제 무너질라’ 급해진 中… 5월 방북 의지 전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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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북미회담 전, 방북의사 北에 전달… 성사 여부는 미지수

- 순망치한 될라 우려… 中 방파제 역할 북한, 네팔과 닮음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정상회담 전 방북 의사를 전달한 것은 ‘차이나 패싱’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지역에서의 미국 패권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던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경우 ‘입술이 사라져 이가 시린(脣亡齒寒)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관건은 북한이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다. 외교가에선 5월 방북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헤럴드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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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3월 방중 때 의사전달? = 시진핑 주석이 방북할 것이란 관측은 4월 중순부터 제기됐다. 지난 3월말 방중 당시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에게 ‘방북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시진핑 주석 역시 이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방북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중순에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중국 예술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고, 이 때 김 위원장을 만나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의사를 다시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방북 시기다. 북한과 중국의 입장이 차이가 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5월말~6월초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김 위원장 입장에선 관련 일정이 끝난 다음 시진핑 주석의 방북했으면 하는 의지가 강하다. 핵탄두 개발과 대륙간탄도탄(ICBM) 미사일 개발에 대해 북한은 그간 ‘북한의 체제 위협’ 때문이라 밝혀왔고, 북한을 위협하는 상대국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란 점에서다. 최소한 현재 국면에서 김 위원장에게 중국은 미국 대비 후순위란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 측은 바빠졌다. 중국의 외교전문가들은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중국이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중국은 배제됐다고 느끼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회담 성사 전에 방북 하겠다는 의사를 북한측에 중국이 전달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북한이 중국의 ‘5월 방북’ 제안을 수락할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CNN 등 외신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북 시기를 6월이라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일 경우 북한은 중국의 ‘5월 방북’ 제안을 사실상 거부 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중국의 좌우… 미국과 인도 =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 한반도의 상황과 유사한 지역은 중국의 인도·네팔 접경 지역이다. 인도는 서남아시아 최대 강국이다. 그 사이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가 네팔이다. 인도와 네팔은 민족과 종교, 언어가 유사하지만 영국으로부터 독립 과정에서 두 나라로 분단됐다. 이후 인도와 네팔은 국경분쟁 히말라야 산맥을 둘러싼 영토 분쟁 등으로 관계가 좋지 않다. 중국은 이를 활용, 네팔을 우국으로 끌어들였고 인도와의 직접 분쟁을 막는 방파제로 네팔과의 관계에 공을 들여 왔다.

지난 18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베이징(北京, 북경)에서 프라디프 쿠마르 자와리 네팔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지고 네팔을 향해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라고 치켜 세운 것도 주변국과의 좋은 관계 유지를 넘어선 외교 전략의 일환이다. 네팔 외무장관은 “네팔의 독립, 주권, 영토를 존중해준 중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동북아 끝단에는 한반도가 위치한다. 중국의 전통적 우방은 북한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이 적극적인 정상국가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북한이 나서자,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의 직접 분쟁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던 북한이 과도하게 미국측으로 기우는 것이란 우려가 중국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영향력의 동북아 끝단에 남한이 있고 중국 영향력의 끝단에는 북한이 있다. 그 대치 상황이 가장 적나라한 지점은 한반도의 군사분계선(MDL)이다. 최근 한반도 평화 화해 무드는 이 군사분계선이 희미해지는 것으로, 중국은 북한의 ‘친미 국가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샤 야펑 롱아일랜드대 교수는 “미국과 동맹을 맺은 통일된 민주적 한국은 중국 공산 정권에 위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바오후이 홍콩 링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제 갑자기 중국은 북한의 더 이상 밀접한 관련자가 아니게 됐다. 북미 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그랜드딜이 이뤄질 경우 동북아는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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