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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땅콩 회항' 피해자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최근 불거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파문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25일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한 박 전 사무장은 조 회장 일가인 VIP 전담팀이 따로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VIP 전용 매뉴얼도 실제로 존재한다고 전했다.
VIP 서비스를 담당했던 박 전 사무장은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오너 일가가 비행기에 타기 전 리허설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서 대본 리딩을 하는 것과 똑같다"며 "대사 연습과 오너 일가의 돌발적인 행동에 대응하는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VIP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리허설을 하는 이유는 "오너 일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서비스에 불만을 가지면 징계를 내리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부서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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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오너 일가가 '물'을 요구하면 사람에 따라 일반 물이 아닌 탄산수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박 사무장은 전했다.
그는 "VIP 서비스를 많이 안 해본 승무원과 오너 일가를 모셨을 때, 그 승무원이 물을 줘야 하는지 탄산수를 줘야 하는지 순간 헷갈렸다"며 "승무원이 물과 탄산수를 동시에 준비하자 오너 일가는 '내 생각을 알아챘어야지'라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장은 '땅콩 회항' 사건을 회상하면서는 조현아 칼호텔 네트워크 사장이 "한 마리 야수가, 괴물이 나에게 덤벼드는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조현아 씨가 정확한 발성법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고 마치 울음을 내듯이 포효하는데 밑도 끝도 없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으로 촉발된 오너 일가의 갑질과 밀수 의혹 등은 "경영진에게 직원이 '인간'이라는 개념이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서비스는 승무원, 엔지니어들이 만들어내지만, 정작 경영진은 직원들을 하수인처럼 부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막장 드라마 같은 이슈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며 "갑들의 만행을 용인하는 것도 갑질이고, 우리가 감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박 전 사무장은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복직 과정에서 사무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오너 일가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것은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면서 "생존권을 포기할 수 었기 때문에 내부 고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채널A '외부자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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