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채용비리' 이병삼 전 부원장보 징역 8개월

4명 부정합격시킨 혐의로 기소…일부 무죄

法 "관행 측면 있지만 억울한 건 아냐…자숙하길"

‘금감원 민원전문직원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지난해 11월3일 오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1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류석우 기자 = 금융감독원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56)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류승우 판사는 25일 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부원장보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총무국장이던 2016년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 때 인사청탁에 따라 금감원과 시중은행 출신 지원자 4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시킨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다.

류 판사는 "이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의 총무국장으로서 특정 지원자의 합격을 지시했고 이는 조작으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범행은 우리나라 금융질서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구성원의 사기를 저하하며 합격될 사람이 불합격의 불행과 좌절을 겪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부원장보의 구체적 지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상급자는 불명확한 지시로 오히려 다양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다만 이 전 부원장보가 이 사건으로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류 판사는 이 전 부원장보의 혐의 가운데 일부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류 판사는 부정채용자 4명 가운데 3명의 채용실무를 담당한 인사 담당자에게 이 전 부원장보가 직접 합격을 지시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류 판사는 이날 선고를 마친 뒤 "재판을 통해 보건대 금감원 공직자들은 사회생활이란 명분으로 청탁을 받아 하급자에게 내려보내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거리낌 없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선물을 받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기준을 변경했을 뿐 아니라 특정인의 평가를 달리할 수 있다고 보는 실무상 무원칙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부원장보는 자신이 이러한 금감원의 희생양이라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금감원에서의 지위를 봤을 때 관행에 따른 행위라고 보이는 면이 있더라도 이 전 부원장보가 벌을 받아 억울해 보이진 않는다"며 "판결 이후 좀더 자숙하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금감원 기관운영 감사에서 신입과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 과정의 부당한 업무처리가 적발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문종 금감원 전 총무국장 역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합격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은 뒤 한국수출입은행 간부의 아들을 금감원에 채용시킨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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