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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북 비핵화 해법…우크라이나식 '넌-루가 모델' 검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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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1일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중단 및 핵실험장 폐쇄를 발표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 영변의 핵시설 냉각탑이 폭파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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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북한의 비핵화 해법의 방안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등에 적용됐던 '넌-루가'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샘 넌, 리처드 루가 전 상원의원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들이 1991년 입안한 '넌-루가 법'이 북한 비핵화를 해결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넌-루가 프로그램은 옛 소련연방에 속했던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벨로루스의 핵무기 및 핵시설 폐기를 위한 지원방안을 말한다. '협력적 위협감소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이 모델은 국제사회가 핵 보유국의 무기와 시설에 대한 해체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한 핵과 관련한 과학자들의 평화적인 과학 활동을 지원해 제3국이나 테러단체 등으로 핵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노렸다.

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더라도 해체 및 이전 비용, 수천 명에 달하는 관련 과학자 및 종사자들의 직업 이전 및 생계 지원 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 방점을 둔 것이다.

두 전 상원의원은 위협감축 협력의 개념은 북한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등의 검증 가능한 감축과 제거를 돕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동맹국들과 공동으로 필요한 자금의 조달과 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은 넌-루가 법에 따라 16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마련해 옛 소련연방의 수천 기에 달하는 핵탄두와 미사일, 잠수함 등의 핵전력을 제거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기존과 달리 정상회담을 통한 '톱 다운'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도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핵무기 및 시설의 동결 이후 핵 폐기로 가는 '9.19 공동선언' 방식이 아니라 핵무기부터 해체한 후 나머지는 협력적 위협감소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잇달아 미국을 방문해 당시 루가 상원의원을 면담한 것도 북핵 폐기와 관련한 논의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당시 루가 상원의원은 자신이 입안한 넌-루가 방안을 북한 핵 문제에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북한 당국과 직접 협의해 왔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보좌관 2명을 북한에 보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할 경우 얻게 될 정치, 경제적 이익을 북한측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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