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소기업, 제왕적 경영…공정위 조사로 달라지길"
"200억원 기부, 정부가 못 만드는 일자리 만드는 것"
박현종 BHC 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4.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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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부장. 정리=신건웅 기자 =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가격을 부풀려 가맹점에 넘기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가맹본부가 폭리를 취한다면 원가공개도 필요합니다."
박현종 bhc 회장의 말이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필수품목 가격 공개에 대해 '영업기밀'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다. 오히려 '쓴소리'에 가깝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bhc본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 대담에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통행세'나 '원가 부풀리기' 등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가맹점들이 프랜차이즈 본사를 신뢰하게 되고 이는 가맹점이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bhc가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고 안정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가맹점주들의 신뢰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bhc는 지난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잇단 갑질 폭로 속에서도 자유로웠다. 오히려 지난 13일에는 200억원 규모의 '통 큰' 기부 방안을 내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프랜차이즈 원가공개 배경은 본사 폭리…상식적이지 않아"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공정위가 추진하는 필수품목 원가공개다.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매출 상위 50%에 해당하는 필수품목의 공급가격 상·하한가를 공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협회와 업계는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다. 영업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해당 품목의 원가를 비싸게 받아 본사가 폭리를 취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일부 프랜차이즈들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제왕적으로 기업경영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법에 훈련돼 있고 주변서 보는 눈도 많지만 중소기업은 법 위반인지도 모를 정도로 비상식적 경영을 하는 곳이 많다"며 "필수품목을 비싸게 팔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필수품목 원가공개로 가맹본부가 폭리를 취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신 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시중에서 100만원에 살 수 있는 것을 가맹점에 130만원에 파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협상 등을 통해 80만원에 사 90만원에 판매하는 것은 일종의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만큼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
그는 "가격을 부풀려서 가맹점에 비싸게 필수품목을 넘기는 것은 사기"라며 "정부에서도 그런 것을 잡으려고 원가공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회장이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이미 bhc는 가맹점과 상생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을 인터넷 최저가 아래로 낮췄다. "bhc에 와보니 필수품목이나 기성품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며 "냉장고부터 주방기기 등을 인터넷 최저가 아래로 1%라도 싸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가맹본부의 이익이 떨어진다고 우려했지만 박 회장은 "원래 그렇게 해야 한다"며 "(가맹점을) 속이는 것이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가맹점은 처음엔 본사 물품 가격이 싼지, 비싼지 모르지만 나중엔 다 안다"며 "속았다고 생각하면 신뢰가 없어지고, 장사가 잘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상식선에서만 장사해도 갑질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종 BHC 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4.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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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기부' 깜짝 발표…"청년이 일할 수 있게 일자리 만들 것“
박 회장의 상생은 가맹점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성과 공유 경영 실천 간담회'를 열고 200억원을 기부하는 깜짝 상생안을 발표했다.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6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가량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외국에서는 돈을 벌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런 문화가 아직 우리나라엔 없지만, 결국엔 서로 윈-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청년에 집중했다. 정부가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원금을 뿌리고 있지만, 결국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청년 신규창업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150억원을 투자한다. bhc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투자금 전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매장을 하나 내려면 1억~1억5000만원이 있어야 하는데 청년들이 취업해서 10년 모아도 쉽지 않은 금액"이라며 "선뜻 투자하기 무서운 금액인데 이 제도를 활용하면 리스크 없이 사업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이 자금이 없어서 창업을 못 하고, 또 폐점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며 "bhc가 투자금을 지원하면 실패해도 연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체리피커를 막기 위해 6개월간 직영점에서 일하는 검증 기간을 갖는다. 6개월 정도 일을 해 보면 어떻게 사업을 끌고 나가야 하는지 알고, 경영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검증된 친구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며 "실패 안 하고 성공해야 더 좋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좋으면 정부가 기업에 지원금을 주고 일자리 만드는 인큐베이팅을 주문할 수도 있다"며 "잘되면 도미노 효과처럼 청년 창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전국에 150여개의 bhc 매장이 새롭게 생길 전망이다. 가맹점당 2~3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300~45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외에 가맹점에도 3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가맹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집기 등을 교체하는데 지원할 방침이다. 수익을 돌려주기 보다는 납품단가를 낮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박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정한 가격에 품목을 제공하고, 비용을 아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기업의 생리"라며 "본사와 가맹점이 모두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납품가격을 낮추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이 많이 남은 건 결과로 그것을 사용해 좋은 일에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해선 새로운 아이템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는 외식 외에 다른 형태의 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구체적인 것은 정하지 못했지만, 돈을 벌기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박현종 BHC 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8.4.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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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종 회장은 누구?
박 회장은 1963년생으로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삼성에서 지난 2011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제너시스BBQ 글로벌 대표를 거쳐 bhc 회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이 2013년 BBQ로부터 독립한 bhc 대표를 맡았을 때 업계 순위가 10위에 불과했지만, 3년 만에 모회사였던 BBQ를 제치고 지금은 매출 기준 업계 2위로 성장시켰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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