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애플, 24일 합의서 서명
ECJ 판결 때까지 '3자 펀드'에 예치
【쿠퍼티노=AP/뉴시스】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서 요구한 미납 법인세 130억 유로(약 17조원)를 다음 달부터 아일랜드 정부에 납부하기 시작한다. 애플은 그러나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에스크로 펀드(조건부 제3자 예치 펀드)를 통해 미납 세금을 묶어둘 방침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캠퍼스에서 신제품 아이폰 X를 소개하고 있다. 2018.04.25. |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요구한 미납 법인세 130억 유로(약 17조원)를 다음 달부터 아일랜드 정부에 납부하기 시작한다. 애플은 그러나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에스크로 펀드(조건부 제3자 예치 펀드)를 통해 미납 세금을 묶어둘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4일(현지시간) 파스칼 도노후 아일랜드 재무장관과 애플 측이 이날 더블린에서 130억 유로의 미납 법인세 납부를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도노후 장관은 자신이 이날 베스타게르 집행위원과의 전화 통화를 갖고 아일랜드 정부는 기본적으로 EU 경쟁당국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일랜드는 EU 회원국이다. 이런 관점에서 법적인 의무를 다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우선 오는 9월까지 10억 유로씩을 납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16년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아일랜드가 1991∼2007년 사이 더블린에 있는 애플 유럽본사에 0.005~1%의 법인세율을 적용한 조처는 지나친 특혜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EU 경쟁당국은 아일랜드 정부에게 애플로부터 130억 유로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유치를 위해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해온 아일랜드 정부와 애플은 EU의 결정에 따르지 않았다. EU는 지난해 10월 ECJ에 아일랜드를 제소했다.
애플이 이번에 미납 법인세 130억 유로를 납부키로 결정한 배경은 이런 EU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플은 에스크로 펀드 형태로 미납 세금을 납부할 방침이다. ECJ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에스크로 펀드에 미납 세금을 묶어 놓겠다는 것이다. 애플 측이 승소할 경우 애플은 130억 유로를 되돌려 받게 된다.
애플은 그동안 “우리는 아일랜드 정부와 함께 EU 경쟁당국이 명령한 세금 환수에 협조를 해 왔다. 그러나 ECJ가 모든 증거들을 검토하면 EU 경쟁당국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EU 경쟁당국의 결정 이후 애플은 이전처럼 법인세 특혜를 받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아일랜드에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일랜드 경제 성장률 7.8%의 4분의 1 정도인 2%는 아이폰 덕분에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아일랜드에서 아이폰이 생산되거나 수출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애플 유럽본사가 아이폰의 지식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다. 아이폰 판매가 늘어날수록 아일랜드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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