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민주당 예비후보 여직원 상습 성폭행사건 은폐 의혹 / 폭행 전날 밤 해운대 모 아파트에서도 성폭행당해 / 피해자 “제2의 안희정 사건이다” 밝혀
세계일보가 지난 24일 오후 부산 사상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피해 여직원이 이번 폭행 건 외에 부산에 내려오기 전 서울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청취했다.
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강성권 예비후보 사무실 전경. 사상에서 가장 인파가 붐비는 사상역 앞 오거리에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
대선 직전인 지난해 4월 초순 사상구 대통령선거 캠프에서 가해자 강성권(47)씨를 처음 만난 피해 여직원 A(당시 자원봉사자)씨는 두 달 뒤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어 지난해 9월 청와대 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임용된 강씨를 따라 서울로 올라갔다.
A씨는 강씨의 주선으로 모 국회의원실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그런데 지난 2월 하순 부산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인사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강씨가 수시로 호출해도 거절하지 못하고 위력에 의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사상구 폭행사건현장에 출동한 경찰, 인근 덕포치안센터, 해바라기센터 등 3곳에서 연이어 알렸다.
A씨는 특히 폭행사건 하루 전인 지난 22일 밤 해운대 모 아파트로 불려가 성폭행당한 사실도 털어놨고, “내가 당한 것도 안희정(전 충남지사) 똑같은 경우다”라는 발언까지 했다.
사상경찰서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치안센터에서 올라온 전자기록인 수사보고서, 해바라기센터 상담·조사기록을 확인한 결과 해운대, 서울에서 성폭행 당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피해자가 24일 오전 2시40분쯤 해바라기센터로 찾아온 어머니를 만난 이후 더 성폭행 관련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조사가 중단됐고 언론에 성폭행 부분을 얘기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함께 술을 마신 호프집 건물 계단에서 강씨로부터 뺨이 발개질 정도로 세게 두 차례 맞았는데도, 한 차례만 맞은 것처럼 공개했다. 또 강씨가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하의와 상의 셔츠를 일부 찢었는데도 상의만 찢어졌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얘기를 하다 보니 (하의 손상 부분은) 빠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심야에 폭행사건이 발생한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 신라대 입구에 있는 호프 주점.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이 계단에서 강성권 사상구청장 예비후보가 여직원 A씨의 뺨을 때리고 상·하의를 찢는 폭력을 행사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
윤병욱 여성청소년과장은 “호프 폐쇄회로(CC)TV 등 새로 확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가해자와 피해자를 다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소환과정에서 성폭행 부분에 대한 추가진술을 확보하면 다시 명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신영대 사상경찰서장은 “성폭력 범죄를 고의로 은폐하려 했던 게 절대 아니다”며 “성폭력범죄의 경우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라는 수사원칙이 있고 초기에 말문을 열었던 피해자가 사건 당일 오전 2시40분쯤 해바라기센터로 찾아온 어머니를 만난 뒤 갑자기 자세한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조사를 못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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