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두고, 美 "北 핵실험 중단, 비핵화 아냐...계속 압박" 중국 환구시보 "미국 먼저 성의 보여야, 핵실험 중단도 의미 커" "미국 일방적 행보에 따른 불확실성 한국과 중국은 원치 않아"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발언권 존중해라, 안보 위협하면 반격"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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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 중단 등을 선언한 상황에서 중국 관영언론이 이제는 미국이 뭔가를 할 차례라고 재촉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5일 '한반도 정세 후퇴 막으려면 미국 성의 보여야'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평화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되야 한다며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대응은 중국은 물론 한국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핵 해결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의 의미와 단계에 대한 북한과 미국이 입장차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에 대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 전까지 미국은 최대한 압박하겠다"며 "미국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4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 비핵화로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길 바라며 곧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지만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야 비로소 합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가 비현실적이며 북한의 핵실험 중단 자체도 의미가 크다며 이제는 미국이 성의를 보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환구시보는 주장했다.
신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6개월에서 1년 내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만큼의 보상으로 북한의 마음을 먼저 움직여야 평양이 행동에 나선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극단적인 제재로 마법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 성실히 임하지 않으리라 판단하는 듯 하다"면서 "하지만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미국이 제대로 성의를 보일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핵실험 중단 자체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만이 중요하고 핵실험 중단은 특별한 가치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중국과 한국은 다르다는 것.
중국과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종목표'로 두고 이를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그 어떤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심지어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방식을 중국은 절대 수용할 수 없고 한국도 아마 원치 않을 것"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시아 안보를 오랫동안 위협해왔다"면서 "핵실험을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것도 실질적인 변화"라며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과 도발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과 미국과 북한이 잇따라 거센 도발로 위협하며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은 중국과 한국에게 완전히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의 화해무드 지속과 비핵화 실현을 위해서는 △ 북한과 미국이 지속적인 교류와 협상을 유지하며 미국은 이를 위해 조건을 달지 않는다. △ 북한은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약속을 이행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핵실험을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하지 않는다. △ 미국은 군사 공격으로 북한을 위협하지 않고 군사적 대응카드를 배제한다는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물론 북한 주변국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일방적 행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환구시보는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할 것인가에 있어 미국은 한반도와 주변국의 의견을 모두 존중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중국, 러시아는 북한의 이웃국으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발언권을 지킬 것이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안보를 위협한다면 반격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김근정 기자 kj0902@ajunews.com
김근정 kj090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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