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배우들에게도 쉬쉬한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실체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마블 히어로 시리즈 10주년 기념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작진이 비밀 유지를 위해 배우들에게도 가짜 대본을 줬다. 대본에 있어도 촬영을 안 한 장면, 대본에 없는데 촬영한 장면이 있었다.”

25일 개봉한 마블 수퍼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에서 주요 캐릭터 비전 역의 배우 폴 베타니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마블 스튜디오의 이 흥행 불패 시리즈 3편은 촬영 단계부터 보안이 유독 엄격하기로 유명했다. 국내 언론시사도 개봉 전날인 24일 오후로 최대한 늦췄다. 앞서 1, 2편보다 다소 긴 149분의 상영시간이 모두 끝난 뒤엔 제작진 심정이 백프로 이해갔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이럴 수 있나 싶을 만큼 히어로들의 상황을 극단으로 내몬다. 과거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가 파괴되고, 토르가 망치를 잃어버렸던 것쯤과는 비교도 안 되는 흐름이다. 한마디로 4편을 위한 거대한 떡밥이랄까. 이번 3편에 이어 루소 형제가 감독을 맡은 이 제목 미정의 4편은 이미 내년 개봉이 예정돼 있다.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는 이 3, 4편이 지난 마블 시리즈의 “정점이자 대단원”이라 예고했다. 그 말대로다. 어느 때보다 많은 캐릭터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비밀을 그려낸 이번 영화엔 다음 속편에서 깨알같이 거둬들일 충격적인 복선이 수두룩하다.

중앙일보

가공할 위력과 철학(!)까지 갖춘 우주 최강 악당 타노스(조슈 브롤린 분).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구와 우주의 스무 명도 넘는 수퍼 히어로가 처음으로 힘을 합쳐 우주 최악 악당 타노스에 맞서는 액션과 스토리는 알려진 대로 역대급 규모다. 100%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덕분인지 신들의 나라와 우주, 지구를 넘나드는 액션 시퀀스는 화려할뿐더러 전작을 뛰어넘는 깊이감을 보여준다. 그동안 쿠키영상에서 단골 캐릭터로 나왔던 콜렉터(베니치오 델 토로 분)의 거대한 우주 박물관이 있는 행성 노웨어, 올 초 개봉한 ‘블랙 팬서’에서 소개된 아프리카 와칸다 왕국, 어벤져스 팀의 본고장 뉴욕 등 히어로 저마다의 정교한 세계를 하나하나 되짚는 재미도 크다. 토르의 망치 묠니르를 만든 대장장이 난장이들이 사는 행성도 새로운 볼거리다.

처음 뭉친 히어로들은 새로운 수트, 새로운 기술로 업그레이드된 액션뿐 아니라 입담도 궁합이 좋다. 우주 수호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올드팝 취향이나 허무개그 코드는 지구 히어로들이 겪는 고뇌의 무게를 적절히 덜어준다. 어느덧 사춘기를 맞은 나무 외계인 그루트(빈 디젤 분)의 반항기는 웃음 포인트.

서로 까칠하게 티격대던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과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는 결정적 순간 진심을 드러낸다. 비전(폴 베타니 분)과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분)와 가모라(조 샐다나 분) 등 연인 관계인 캐릭터들의 애틋한 감정이 한층 부각되는 것도 특징. 연출을 맡은 루소 형제는 TV 시리즈 ‘커뮤니티’, 로맨틱 코미디 ‘유, 미 앤 듀프리’ 등에서도 여러 주인공의 갈등과 연애전선을 탁월하게 다뤄온 장기를 위트있게 발휘한다. 우주 최강 악당 타노스 역의 죠슈 브롤린을 비롯해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가 탄탄하게 드라마를 떠받친다.

중앙일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과 만난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 우주 수호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유머 코드는 지구를 지키는 어벤져스 팀의 묵직한 고뇌를 적절히 덜어주며 재미를 더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묘사가 결말의 감정을 고조하는 장치라는 점이다. 타노스는 왜 우주의 절반을 파괴하려는 걸까. 그의 진심을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극 중 캐릭터들의 결정에는 어벤져스 스스로 지구에 해가 되는 존재일지 모른다고 고뇌했던 지점 등 지난 시리즈의 흔적과 역사도 정교하게 깔려있다. 캐면 캘수록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3편의 엔딩은 미완성의 물음표나 다름없다. 다음 편에서 채워질 빈 답안지다. 그래서 어떤 관객에겐 이번 영화의 마무리가 다소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시리즈 전체로 본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물음표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