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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치매 규명·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 연구…DGIST 뇌연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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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손상혁 총장


DGIST(디지스트)가 국내 뇌 연구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스트는 치매 초기 환자의 후각기능 이상 메커니즘 규명과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기 위한 뇌신경 탐침 개발, 퇴행성 뇌질환 규명 등 뇌 관련 연구 성과를 도출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손잡고 공동 연구도 시작했다.

DGIST에 따르면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초기 진행 상황과 후각 기능 이상의 상관관계 메커니즘을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도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문 교수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후각 기능 이상에 주목해 중추신경계인 뇌와 말초신경계인 후각신경계의 연관 관계를 연구해왔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발견되는 초기 후각 기능 이상이 뇌 인지기능 이상을 보이는 생후 14개월보다 생후 6개월에 이미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중추 신경계 내부에서 발현돼 응집되면 뇌신경세포에 독성을 나타낸다고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말초신경계인 후각상피조직 자체에서도 발현돼 응집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응집된 베타아밀로이드가 후각신경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직접적으로 후각기능 상실을 유도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치매 환자의 콧물에 응집된 베타아밀로이드 양을 측정해 치매를 스크리닝하는 방법을 특허로 등록하고 상용화에 나섰다.

정보통신융합전공 장재은 교수팀은 같은 전공 최지웅 교수팀,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팀, 에너지공학전공 이윤구 교수팀과 융합연구팀을 구성해 뇌신경 탐침을 개발했다. 이 기구는 2차원 물질인 그래핀과 나노와이어 기술을 접목해 저항이 낮고 생물학적 안전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뇌신경 탐침은 뇌에 삽입 혹은 접촉시키는 전극 구조물로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수집, 분석하거나 뇌에 전기 자극을 줄 수 있는 기구로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을 구현하는 데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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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스트 학생들이 뇌질환 메커니즘 규명에 관한 연구를 하는 모습. [사진 제공 = 디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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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뇌신경 탐침은 산화아연(ZnO) 나노와이어를 전극 구조에 적용해 뇌신호 주파수 영역에서 낮은 전기저항을 갖고 있어 미세한 뇌신호 측정이 가능하고 신호 획득 효율이 우수하다. 또 그래핀 물질 기반의 신호 전송 케이블 사용으로 전극 연결 구조가 유연해 뇌와 같은 연약한 부위에서 전기신호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 치료를 위한 전기신호 획득 및 자극에 활용할 수 있고 로봇팔과 로봇다리 같은 인체 결합 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뇌·인지과학전공 이성배 교수팀은 뉴바이올로지전공 황대희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뇌신경세포에서 '수상돌기 특이적 골지체'가 퇴행성 뇌질환에 미치는 초기 신경병리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퇴행성 뇌질환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는 대부분 환자들은 이미 뇌신경세포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퇴행성 뇌질환이 초기에 어떻게 진행됐는지 파악하는 연구가 필수다. 이에 이 교수팀은 뇌신경세포에서 세포소기관 가운데 하나인 골지체 중 수상돌기 특이적 골지체가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디지스트는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함께 인지신경과학, 신경언어학에 대한 연구도 시작했다. 지난해 말 디지스트는 뇌·인지과학전공과 막스플랑크 인간인지 및 뇌과학연구소와 함께 학교 안에 '디지스트-막스플랑크 연구센터'를 개소하고 융합 연구에 돌입했다. 센터에서는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의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해 인간의 인지기능에 대한 두뇌 신경기제를 연구하고 인간의 인지기능과 관련된 핵심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손상혁 디지스트 총장은 "디지스트는 뇌에 대한 융복합적 접근을 통해 뇌 연구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뇌 관련 연구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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