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시가 아파트 고층에서 떨어지는 ‘쓰레기 지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주민들이 마구잡이로 내던진 쓰레기가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올해 초 한 소년이 의자에 머리를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윗층에서 던진 쓰레기가 지붕에 널브려져 있는 쿠알라룸푸르의 한 아파트. [The Star 온라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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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에 사람이 맞았다고 상상해보라”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12년 간 식료품점을 운영해온 미나치 무니엔데이(48)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2011년 인근 빌딩에서 떨어진 화분에 머리를 맞아 두개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늦은 밤 가게 앞의 신문을 정리하던 중 천막이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고, 몇 초 뒤 기절했다. 그를 가격한 화분에는 젖은 흙이 가득 들어있었다.
고층에서 떨어진 화분을 머리에 맞았던 미나치 무니엔데이가 자신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SCMP 온라인 사이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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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에 설치한 그물망 위에도 쓰레기
아파트 곳곳에 공고문을 붙이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의식 수준과 책임감을 고취시키는 한편, 행인들이 쓰레기에 맞아 다치지 않도록 곳곳에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안전 그물망 위로도 각종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임상 심리학자 알빈 탄 콴 시안은 이 사태가 낮은 시민 의식과 미미한 법적 처벌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쓰레기를 던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을 못하고 있다”며 “학교에서부터 이 문제를 교육해 아이들을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키워야 한다”고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아파트 주민이 던진 쓰레기로 행인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아파트 주변 인도에 지붕을 설치한 쿠알라룸푸르의 한 아파트. [The Star 온라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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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시민 의식 교육 시급
이후 홍콩 정부의 대대적인 교육과 캠페인 프로그램으로 부상자는 대폭 줄었지만, 사건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15년 3월에는 몽콕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소화기 등을 창밖으로 던졌다가 경찰에 붙잡혔고, 같은 해 7월에는 50세 여성이 나무 캐비넷과 헤어 드라이어 등을 집 창문으로 던져 체포됐다.
이영희 기자·이동규 인턴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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