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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지지율 50% 민주당, 경선 흥행은 찬바람…풀뿌리선 공천잡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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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the300]광역후보 확정해 본격 선거체제…"승리 목표 달성하겠지만 시너지 없어 아쉬워"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이 당 소속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70%, 당 지지율 50%의 높은 '인기'에도 올해 최대의 정치 이벤트 중 하나인 6·13 전국지방선거 전국 경선에서 사실상 흥행 몰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까지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을 모두 마무리하고 23일부터 새로운 선거준비체제로 나섰지만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낙마, 당원 댓글조작 의혹인 '드루킹 사건' 등 호재와 악재를 불문하고 대형 이슈에 묻힌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도 경선 과정이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치신인의 돌풍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없었고 '풀뿌리' 기초단체 공천 과정에선 잡음이 잇따라 당의 혁신 이미지를 높일 기회를 잃었다는 반응도 있다. 일각에선 광역단체장 '9석+알파(α)' 당선이라는 지방선거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초라한 관심 속 17개 광역후보 확정 = 민주당은 지난 21일 대구시장 경선 결선을 끝으로 지방선거 전국 17개 광역단체 후보 공천을 마무리했다. 서울 박원순, 경기 이재명, 광주 이용섭, 충남 양승조 등 당초 전망에서 이변 없이 주요 지역 후보들이 확정됐다. 경남지사 선거에 전략공천된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에 한때 불출마설까지 나돌았으나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진용을 완전히 갖추게 됐다.

민주당 경선은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율만큼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박영선·우상호 의원 등 당내 유력 주자들이 경선전에 뛰어들며 당초 흥행이 기대됐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미지근한 경쟁과 비교적 초라한 관심 속에서 끝이 났다. TV토론에서도 국민적 관심은 외면됐다. 지난 13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실시한 1차 토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발표 기준 1.8%에 불과했다. 인터넷TV를 통한 2차 토론은 더 비참한 흥행 결과를 보였다.

당내는 물론 당 지지자들 사이에도 퍼진 '누가 본선 후보로 나서도 당선될 것'이라는 인식 등에 경선이 대중적 관심까지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경선 투표에서도 강자에 쏠리는 밴드웨건(bandwagon) 현상만 있었을 뿐 약자가 선전하는 언더독(underdog) 효과는 없었다. 경선 후보들 간에도 참신한 비전 경쟁보다는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한 흠집내기 전략이 많아 신선한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대중들의 관심은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및 북핵 문제 해결 활약이나 김 전 원장의 정치후원금 땡처리 논란, 드루킹 사건 등 당의 악재 쪽에 몰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여전히 높고 경쟁력 있는 상대당 후보가 나올 기미가 없어 지방선거 승리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선거를 계기로 당의 이미지를 더 개선하고, 향후 국정운영 주도권 강화를 위한 동력과 시너지 효과를 얻는데는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풀뿌리선 공천 잡음, 정당혁신 과제로 =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이 '심심'했다면 아직 전국 지역별로 진행 중인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과정은 '찝찝'하다. 예비경선에서 컷오프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불복과 재심신청 등 반발이 적잖다. 현역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불만과 공천관리 운영이 불공평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투명성과 개방성 강화 요구도 잇따른다.

100년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으로선 이번 지방선거 경선·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시스템 개선을 통한 정당 혁신이 중요 과제가 됐다. 한 민주당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제도 자체는 괜찮지만 운영상에서 모호한 여지가 있어 컷오프 탈락한 후보들이 깨끗하게 승복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며 "좋은 후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는 과정이 돼 의문점을 남기지 않고 결과에 누구든 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시스템 개선을 바라는 이들은 공천 과정에 중립적인 외부인사들의 참여를 높이고 청년과 정치신인들에 진입장벽을 더 낮추는 등 일종의 '기득권 해체'를 요구했다. 컷오프된 김현성 서울 금천구청장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며 "청년들이 기존의 조직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의 싸움에서 발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예비후보는 "민주당 서울시당이 불공정한 경선으로 새 인물과 젊은 리더를 요구하는 금천구민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낡은정치의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년과 정치신인에게 문호를 열겠다는 민주당 경선 방침과 맞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민주당 서울 구청장 후보 경선 결과 청년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조철희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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