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맞는 백신 네 가지
종류 따라 접종 횟수 달라
접종 완료 기간 10년 차이
접종해야 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이 접종 횟수가 적은 백신 선택을 권고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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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은 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면 되지만 그러긴 거의 불가능하다. 백신이 개발되고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된 이유다. 간과할 만한 질환은 아니다. 입원한 환자의 20~30%는 사망하고, 회복돼도 3분의 1은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에 시달린다. 일본뇌염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에게 발병 시 치명적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7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9명의 환자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일본뇌염 입원 환자 20~30% 사망
일본뇌염 역시 백신 접종률이 중요하다. 근데 접종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다. 그중 하나는 권장 횟수다. 백신 종류·제조사마다 다르다. 국내에서 영유아에게 접종 가능한 일본뇌염 백신은 총 4가지다.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의 ‘전국 예방접종률 현황’(2016) 자료에 따르면 생후 시기별 예방접종률은 생후 12개월(5종 백신, 13회) 95.9%, 생후 24개월(7종 백신, 17회) 92.7%, 생후 36개월(8종 백신, 19~20회) 89.2%였다. 즉 생후 36개월까지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맞아야 할 백신의 종류와 횟수가 많아지고, 그럴수록 접종 일정을 제대로 챙기기 어려워 접종률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를 고려하면 가장 늦은 시기(최대 만 12세)까지 접종해야 하는 일본뇌염 백신의 접종 완료율이 NIP 8종 중 가장 낮은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같은 백신이라도 접종 횟수가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루에 여러 번 먹는 약보다 한 번만 먹으면 되는 약의 복약 순응도가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접종 횟수는 백신 종류에 따라 다르다. 일본뇌염 백신은 크게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나뉜다. 생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 독성을 약화시켜서 만들어 면역력이 오래 유지된다. 반면 사백신은 죽은 바이러스 일부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백신과 동등한 효과를 위해선 여러 차례 접종해야 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는 생백신의 경우 생후 12개월에 1차 접종, 12~24개월 후 2차 접종 완료, 사백신의 경우 생후 12~23개월에 2회(1·2차) 접종, 12개월 후 3차 접종, 만 6·12세에 추가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생백신과 사백신 간 교차 접종은 권장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 선택하는 백신에 따라 접종 횟수는 3회, 접종 완료 기간은 10년까지 차이 나는 셈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환 교수는 “일본뇌염의 경우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횟수가 다르다”며 “권장 횟수만큼 접종을 완료해야 동등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접종 스케줄이 지연되면 적절한 방어면역이 형성되기 전 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권장 횟수대로 접종을 완료하지 못하면 충분한 방어면역이 형성되기 어렵다”며 “백신별로 표준 접종 스케줄을 챙기기 어려운 경우 상대적으로 접종 횟수가 적은 백신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WHO는 차세대 백신 접종 권고
백신마다 재료나 제조 방법도 다르다. 일본뇌염 백신은 성분과 제조법에 따라 쥐의 뇌 조직, 햄스터 신장과 같은 살아 있는 동물세포를 이용해 배양하는 방식과 실험실에서 베로세포(Vero Cell)를 배양해 만드는 방식으로 나뉜다.
이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것은 쥐 뇌 조직에서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쥐 뇌 조직 유래 백신 대신 차세대 백신으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방식은 ‘베로세포 배양법’이다. WHO가 권장하는 백신 생산법 중 하나다. 살아 있는 동물세포를 사용하지 않아 오염 위험이 적고 일관성 있는 배양이 가능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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