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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경공모 자금책 '파로스' 여전히 참고인 신분… 경찰 '늑장 수사' 또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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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11억 운영비 등 밝혀낼 키맨/강제수사 못해 자금 추적 엄두 못 내/경찰 안팎 “빨리 피의자 전환시켜야”/뒤늦게 수사팀 인원 충원 뒷말만 무성

‘드루킹’ 김모(49·구속)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자금책인 ‘파로스’란 필명의 또 다른 김모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로스’는 경공모 회원들의 금융·신용정보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참고인 신분에 불과해 강제수사는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파로스’의 존재를 파악하고 경공모의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김씨는 드루킹 김씨가 보낸 옥중편지에서 ‘리더’로 지칭할 만큼 경공모 안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경공모 내부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경공모 회원들의 부채 규모 등을 확인할 위치에 있고, 회원들의 주식 수와 위임된 의결권도 주로 김씨가 취합하는 것으로 돼있다. 경공모는 일종의 소액주주 운동과 비슷한 개념으로 회원들한테 기업 주식을 산 후 경공모에 의결권을 위임해달라는 운동을 했다. 그간 ‘서유기’ 박모(30·구속)씨가 경공모 자금책이란 의혹도 샀지만 박씨는 회계 담당직원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굳게 잠긴 출판사 네이버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드루킹’ 김모씨 등의 활동 근거지였던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22일 2차 압수수색했다. 이날도 출판사 출입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파주=남정탁 기자


‘파로스’ 조사는 경공모의 자금 원천을 들여다보는 데 핵심적이다. 경공모는 한 해 운영비가 11억원이라고 주장하지만 구체적 자금원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비누 판매 쇼핑몰 운영, 강연료 등으로 충당이 가능하다”는 경공모 회원들의 주장에 경찰은 “상식에 어긋나는 해명”이란 입장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씨의 신분이 빨리 피의자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야 강제수사를 통해 증거인멸 시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도 김씨에 대해서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수사팀에 총경 1명과 경정 2명, 경감 3명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합류가 결정된 김동욱 총경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다. 또 추가로 투입된 이들 중 3명은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선 “한 달 넘게 질질 끌다가 이제야 인원을 충원한 조치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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