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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도쿄 이길 자유중심 수도로 육성" vs "서울, 뉴욕처럼 창업도시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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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 출사표 ① / 서울시장 야권 후보 ◆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으로 가는 길목'으로 통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에게는 자연스럽게 '대권 잠룡'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50일가량 남은 6·13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모두 "대선보다는 서울 시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하지만 승자는 차기 대선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선거는 분열된 보수 진영 후보에 정치권 시선이 더욱 집중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 대표주자'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보수 진영 후보로 나선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를 만나 선거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선거 판세에 대해 들어봤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매일경제

"서울은 '자유'의 수도다. 서울을 베이징·도쿄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동북아의 자유 중심 수도로 발전시키고 싶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줄곧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영입 과정에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민생·경제 분야 강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후보는 자칫 이념 대결로 흐를 수 있는 자유를 선거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지난 17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도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까지 '자유대한민국'을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대한민국 근간인 자유시장경제로 서울에 새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온건 우파뿐 아니라 강경 우파도 포용해 우파 전체를 결집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나다. 반드시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행보에 대해 '극우'라는 주장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좌향좌 개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전임 국가정보원장들의 구속 등은 한마디로 말해서 좌파 홍위병식 민중혁명 과정이다. 이 같은 과정으로 우리 사회가 좋아지면 나도 그렇게 하겠다. 그러나 나도 해봤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이 같은 시대착오적 하향 평준화 정책이 대한민국 상향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같은 이야기를 하면 적폐, 극우라고 비난하겠지만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이들의 기본적 인권을 이런 식으로 침해하는 것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전임 대통령 2명을 지나치게 옹호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임 대통령들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는 것은 법치주의의 위기다. '세월호 7시간'이라며 여러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로 밝혀진 것은 없지 않으냐. 그리고 만약 이 전 대통령이 21조원을 쓴 4대강 사업에서 범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공적 비리가 아닌 사안을 사실상 생중계하듯 피의 사실을 공포하면 안 되지 않나. 그렇게 따지면 정부는 '드루킹 사건'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지 '내로남불'해서는 안 된다.

―'서울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 개헌안만 두고 보면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법률상으로 격하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수도를 법률에 따라서 옮길 수 있다는 대통령 개헌안은 수도 이전 문제를 표를 받는 도구로 보고, 국가 근본정신을 흔드는 것이다. 수도의 일부 기능은 이미 세종시로 갔다. 600년 역사의 서울조차도 '적폐'로 봐서 대통령 한 사람이 옮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남북통일의 수도, 해외 한민족 전체의 수도, 유라시아 전체 자유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의미다.

―어떤 서울을 만들고 싶나.

▷일단 일을 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면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을 일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가꿀 건 가꾸고, 헐어낼 건 헐어내고, 다듬을 것은 다듬어야 한다. 먼저 서울시, 대학, 지역주민, 기업 등 4자 합동으로 슬럼화된 대학촌을 4차산업의 중심지가 되게 하고 싶다. 일례로 홍익대 앞은 주변 상권과 맞물려 발전했다. 하지만 서울대 앞 고시촌이나 고려대 앞 등은 여전히 발전시킬 여지가 많다.

―집값 문제 해결 방법은.

▷집값을 공무원이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강남 집값이 오르니까 규제로 막겠다는 식의 사고는 관료가 빠지는 오만이다.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공급은 줄어들지만, 수요는 줄지 않는다. 그럼 집값이 계속 오른다. 가급적 규제를 완화하고 낮춰서 발생하는 개발 이익을 거둬 그 지역의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

―문재인정부·박원순 시장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면.

▷좌파는 기업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공무원의 책무는 경쟁과 자율을 중시하며 민간을 돕는 것이다. 박 시장은 '공공'이라는 이름 아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 운동권적 발상이다.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사업가로서는 성공했지만, 정치나 행정에서 보여준 게 없다. 안 후보는 박 시장을 만들어낸 모태 역할을 했지 않았나. 단일화를 한다면 두 사람이 해야 한다. 본래 '민주당'이라는 같은 뿌리다. 같은 뿌리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뭉치는 것이다. 지지율이 낮은 사람끼리 무조건 합쳐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김문수 후보는…

△1951년 경북 영천 출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1986년 서울지역노동운동연합 지도위원 △3선 국회의원(15·16·17대, 경기 부천소사) △32·33대 경기도지사 △2014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2017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2018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매일경제

"현재 정부는 가짜 뉴스, 댓글 조작,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제대로 규명하고 바로잡아야지, 똑같은 환경에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안철수 선거캠프 '미래캠프'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목소리에는 결기가 묻어났다. 안 후보의 최근 행보는 '여론 조작과의 전쟁'에 집중돼 있다. 그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해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경수 특검'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 날 바른미래당은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에 대해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MBC 보도와 관련해 이명박(MB) 정권과의 연관성을 포함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여론 조작 문제를 짚고 있는 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득권 양당의 여론 조작에 의해 민주주의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선거의 슬로건이 뭔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일자리도시, 교육도시, 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도시, 행정혁신도시, 따뜻한 공동체 등 서울의 5대 비전을 말씀드렸다. 시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제일 큰 관심사가 일자리와 미세먼지다. 여러 가지 통계를 보면 서울은 지난 7년간 일자리 여건이 악화됐다. 큰 변화가 필요한데 서울이 바뀌지 않으니 대한민국 전체가 바뀌지 않고 있다. 서울부터 바로잡자는 거다.

―현재 일자리정책의 문제는.

▷현 정부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가 정부라고 보는 국가주의적인 시각이 있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라고 여기니 내놓은 대책이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고, 창업 공간을 지어서 싸게 임대해주고 이런 것들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민간·기업이고 정부와 정치는 이들이 자율성을 갖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고 지원해야 한다. 나는 창업하고, 일자리를 만든 경험이 있고 이미 성과로 입증했다. 의사, 정보기술(IT) 과학기술자, 벤처기업 경영자, 대학교수, 정치인으로서 예외 없이 내 능력을 발휘해서 창의적인 것을 만들고 업적을 냈다.

―다양한 경력과 서울 시정의 관계는.

▷나는 창업해 직접 일자리를 만든 경험이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도 이제는 도시형 산업이다. 예전엔 실리콘밸리처럼 교외에서 창업이 활발했는데 지금은 도시가 창업 환경이 더 좋아 샌프란시스코, 뉴욕, 베를린 등 도시에서 창업이 활발한 추세다. 몇 년 사이 (트렌드가) 확 바뀌었는데 서울이 굉장히 뒤처져 있다. 교육도시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교수로서 교육 현장에 있었던 만큼 그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문제 인식과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도시를 만들겠다. 빅데이터를 만들고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이 시기에 어느 빌딩의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는지, 어디 상하수도가 터질 수 있는지 예측하고 미리 보수할 수 있다.

―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는.

▷박원순 시장 임기인 지난 7년간 서울에 작은 변화는 있었지만 정작 서울에 필요한 큰 변화는 없었다.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그동안 다른 도시에 비해 떨어졌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 7년간 변화를 이끌지 못했으면 이번에 새로운 공약을 내놓는다고 해도 4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없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일단 서울시민이 아니다. 계속 경기도에서 의원·지사를 지내고 이제는 대구시민으로서 대구에서 뼈를 묻겠다고 하는 분인데 갑자기 정략적으로 서울에 출마하는 자체가 서울시민에게 예의가 아니다.

―2011년 박 시장이 안 후보에게 '양보해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이메일로 보냈으니 가지고는 있지만 내용이 뭐가 중요하겠나. 서울시민들은 누가 서울에 변화를 이끌 수 있는가, 서울을 혁신시킬 수 있는가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덧붙이면 지난 7년간 시정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가진 분, 현 정부를 견제하는 분들 마음을 제가 모을 수 있다.

―김문수 후보와 차별화되지 않는 이유는.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고 본다. 김문수 후보는 기본적으로 확장성이 없지만, 나는 확장성이 많다. 이제 어느 후보가 박원순 시장을 이길 수 있는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 때 한번 했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1962년 부산 출생 △서울대 의학 학사·석사·박사 △1995년 안철수연구소 창립 △2011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재선 국회의원(19·20대, 서울 노원병)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2016년 국민의당 공동대표 △2017년 국민의당 대선 후보 △2018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서울시장 후보

[정석환 기자 / 홍성용 기자 / 이윤식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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