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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메모리 팔자니 아깝네"…日도시바, 한숨돌리니 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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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독점금지법 심사 차질은 표면적 명분에 불과

도시바 간부들 "시장 악화시 도시바 쓰러질수도"

뉴시스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도시바(東芝)가 중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차질을 이유로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명분일 뿐, 사실은 재정 상황이 좋아지면서 기업 수익의 90% 가량을 벌어들이는 알짜배기 메모리 사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끌고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증자를 통해 위기를 해소한 뒤 사정이 나아지자 이제 와서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니치신문은 22일 도시바메모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수익을 올린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매각 중단 결정으로 인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도시바는 분식회계와 원전 자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WH)의 대규모 손실에 따른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지난해 주력 사업이자 핵심 수익 창출원인 캐시카우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같은 해 9월 미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끌고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올해 3월말까지 매각 계약을 마무리 지으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중국 당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도시바는 최근 중국 당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승인을 오는 5월 말까지 받지 못할 경우, 매각을 중단키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난항'은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지 않기 위한 표면적인 명분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을 최종 매각처로 결정한 지난해 9월 이후인 12월 6000억엔의 증자 등으로 채무 초과를 해소하게 됐다. 이처럼 재무상황이 개선되자, 도시바 사내 및 주주 등은 "이제 매각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은행단 사이에서도 매각 중단 용인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문은 도시바메모리가 아무리 기업 수익의 90%를 벌어들이는 '캐시카우'라고 하더라도, 매각 중단 결정에는 리스크가 따른다고 전망했다. 매각하지 않을 경우 도시바메모리가 계속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연간 3000억엔이라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데다, 메모리가 사용되는 스마트폰 수요가 하락할 경우 재무 체질은 급격히 악화될 위험성이 있다.

이 때문에 도시바 간부 사이에서는 “시장 상황이 악화하게 되면 도시바가 정말 쓰러질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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