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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뉴스&분석] "핵실험 중단" 카드 먼저내민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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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비핵화 세기의 담판 ◆

매일경제

지난 21일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경제건설 총집중 노선 채택 등을 전격 발표하면서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5월 말~6월 초로 예상되는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대화 정세가 더욱 밀도 있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측 발표에 대해 미국 측이 곧바로 화답하면서 미·북정상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북측의 첫 신뢰 조치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북측이 내놓은 행동계획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핵·경제 병진노선의 성공을 강조하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조선중앙통신은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중지한다.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당 전원회의 결정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노동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며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은 가장 과학적이고 혁명적인 노선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 발표 1시간 만에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썼다.

청와대도 북한 발표 직후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 평가한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의 이달 초 극비 방북 당시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주말 저녁에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 등 '깜짝' 뉴스를 발표한 것이나 북한 발표 1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화답한 것 등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미국은 최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선언을 환영하지만 최대 압박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여론도 '신중론' 쪽 목소리가 많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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