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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北 핵동결로 북미대화 모멘텀 유지…비핵화 간극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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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명시 없어…핵보유국 지위로 美와 협상 시사

"북미 간 비핵화 조치 협상 이어질 듯"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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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전격 선언, 비핵화로 향하는 첫 단계인 '핵동결'을 선제적으로 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비핵화 대화를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 표명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는 동시에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을 약 일주일 앞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21일부터 핵실험·ICBM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북부 핵실험장을 폐기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그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 의지를 밝혔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이번 결정서 채택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비핵화 선제조치로 풀이되는 핵동결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그간 대북 해법으로 입구는 핵동결로 시작해 출구는 비핵화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 폐쇄는 핵동결을 하겠다는 것으로 미국과의 협상 모멘텀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 개최가 유력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가겠지만 여전히 힘든 협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결정서 채택으로 비핵화를 명시하지 않고 '핵 군축', '핵 없는 세상' 등을 언급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핵보유국의 지위로 미국과의 협상에 임하겠다는 점을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현 단계로서는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만 확인했을 뿐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입장차이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동결 단계에서의 협상을 열어둔 것이다.

단계적, 동시적 접근법을 추구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핵동결 자체로 어느 정도의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에서는 양측 간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미가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선순위로 협상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신범철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의 조치가 있어야만 보상조치를 한다고 밝힌 만큼 비핵화에 대한 북미간 의견차를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미국도 북한이 협상에 임하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대화 가치가 충분하다는 인식을 했을 가능성이 커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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