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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KIET "미·중 무역분쟁, 한국 산업혁신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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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신기술 패권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미·중 양국이 모두 약점을 갖고 있어, 무역전쟁이 오래 가지 않고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내부 지지층 약화와 무역적자 확대의 구조적 한계, 중국은 외자기업 이탈이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를 산업 혁신을 이룰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22일 산업연구원(KIET)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경제의 대변화, 한국산업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은 세계경제 대변화의 서곡이다. 미국은 통상법 301조에 근거한 1333개 품목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를 예고한 상태이지만, 그와는 별도로 세이프가드, 반덤핑·상계관세, 불공정 행위 적발, 통상 이외 분야까지 동원한 전방위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올 1~2월을 합쳐 65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이 수치는 전체 무역적자의 47.3%로 전년 평균보다 1.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중국 통계에서도 올 1·4분기 대미국 무역흑자는 582억달러로 전년 보다 19.4% 증가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초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큰 폭으로 증가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4662억달러에서 올해 6147억달러로 32% 늘어난다. 경상수지 적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미국이 대중국 통상 압박을 본격화함에도 본래 목적인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장윤종 KIET 연구위원(4차산업혁명연구부장)은 "미국의 대중국 통상압박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무역적자가 줄지 않아 트럼프 행정부는 상당한 초조감에 휩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입장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중국의 대미국 수출에서 60% 정도가 외국기업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장 연구위원은 "이것은 중국의 중요한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다. 해외기업은 중국에서의 대미국 수출이 불확실해지면 다른 나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국기업들이 철수하면 중국의 수출과 산업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 연구위원은 무역전쟁이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EU가 적극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미국은 내부 지지층 이탈, 중국은 외자기업 이탈 등의 문제로 지속해봐야 쌍방이 유리할 게 없다는 점에서다.

이같은 미·중 무역분쟁이 현실화된 이상, 이를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KIET의 주장이다. 세계경제의 대격변기는 한국산업에 위기이지만, 천금 같은 시간을 벌게 됐다는 점에선 기회라는 것이다. 장 연구위원은 "그동안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강화해온 중국 산업이 선진 신기술 도입 견제와 개방경제로의 전환 압박으로 조정기를 맞게 될 것이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선진대열에 진입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데이터 기술의 융합을 통한 산업혁신, 미·일·EU와의 신기술 산업 협력, 중국의 개방 안착 지원, 아세안(ASEAN) 가입 수준의 신남방 협력 등의 국가재건 대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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