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무사구 신기록 세운 양현종 "몸쪽 대결 안 피합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6년 이후 327⅓이닝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 허용하지 않아

연합뉴스

양현종 '완투로 개인통산 110승'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9회초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양현종은 이날 개인통산 110승을 거뒀다. 2018.4.19 h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기록의 사나이' 양현종(30·KIA 타이거즈)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기록은 KBO리그 최장 무사구(死球)다.

양현종은 1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 312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을 내주지 않아 신동수 KIA 퓨처스 투수 코치(311⅔이닝)가 보유한 종전 기록을 깼다.

그는 새로운 기록을 수립한 경기에서 7회까지 무사구를 이어갔고,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9이닝 4실점 완투승을 거둬 기록을 연장했다.

양현종은 2016년 6월 29일 광주 LG전에서 2회초 이병규(현 롯데 자이언츠)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327⅓이닝 동안 타자를 한 번도 안 맞혔다.

투수에게 몸에 맞는 공은 의도하지 않은 사고나 다름없다.

타자를 홈 플레이트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맞아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던지는 선수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몸쪽 대결을 펼치려다가 나온 실투다.

몸에 맞는 공에 항상 따라다니는 말은 '동업자 정신'이지만, 투수들은 생존을 위해 몸쪽 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양현종 역시 "몸쪽 대결을 피하지 않는다. 무사구는 의도해서 나온 기록은 아니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왼손 투수가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때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몸쪽 스트라이크 존을 찌르는 직구다.

타자에게 본능적인 공포감을 심어준 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를 던지는 게 볼 배합의 정석이다.

양현종은 "어쩌다 보니 나온 기록인 것 같다. 몸에 맞는 공을 내주는 것에 관해 부담은 없다. 큰 의미는 안 두고, 필요할 때는 지금처럼 몸쪽 공을 당연히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KBO리그에서 오른손 타자에게 몸쪽 공을 가장 효과적으로 던지는 왼손 투수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도 몸에 맞는 공이 좀처럼 안 나오는 건 제구력 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대진 투수 코치는 "정확하게 말하면 제구력보다는 릴리스 포인트가 좋은 덕이다. 선수가 의도해서 나온 기록은 아니지만, 그만큼 자신만의 투구 감각이 확실하게 잡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4b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