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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정의당 ‘데스노트’ 김기식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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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사퇴 촉구 당론

민주는 연일 엄호불구 강도는 약화

靑 “사퇴없다” 일축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범여로 분류되는 정의당마저김 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당론을 모았다. 그러나 청와대만은 여전히 “입장 변화가 없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12일 민주당은 연일 김 원장 엄호에 나섰지만, 그 강도는 현격하게 약해졌다. 전날까지 모든 고위 관계자들이 김 원장 옹호에 나섰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단 한명만 관련 발언을 이어갔을 뿐이다. 현 상황에 대한 당내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수석부대표는 “김 원장 본인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는데도 야당의 정치공세는 계속되고 있다”며 “김기식 잡기에 올인해 개헌과 추경, 민생입법을 처리해야 하는 4월 국회 전체를 볼모로 잡는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 야당은 김 원장에 대한 금도를 넘은 정치공세를 멈추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국회가 해야 할 일을 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의혹 제기와 비난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지만 김 원장 해임으로까지 이어질 사안은 아니라는 게 민주당의 인식이다. 그러나 전날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야당의 의혹제기를 강하게 비판한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 원장을 향한 야당의 공세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범진보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평화당은 이미 조배숙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정의당도 이날 오전 상무위에서 김 원장의 사퇴 촉구 쪽으로 당론을 모았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방송에서 “금융계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시켜야 할 수장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이제 결자해지의 시간이 오지 않았는가”라며 김 원장의 사퇴를 시사했다.

하지만 청와대만 경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 거취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의당까지 야권의 김 원장 사퇴 압박 대열에 동참하려는 분위기에도 입장 변화가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오는 13일이 김 원장 거취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 정부에서 낙마한 고위직들의 상당수가 금요일에 자진사퇴했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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