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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김기식 논란 더미래硏 대해부…당정청 전면 포진, 文정부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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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민주당 의원 22명 주축으로 첫 발

수권전략 세우고 총선·대선겨냥 정책 준비

장관급만 5명 배출·현 상임위 간사도 7명

조국·홍일표·박수현·진성준 등 靑 요직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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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정책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산파 역할을 한 정책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이하 더미래)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소장으로 있던 당시 대관 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백만원 대 ‘고액 강연료’ 논란 등 때문이다. 또 김 원장이 19대 의원이자 정무위원회 간사이던 시절 피감기관 부담으로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당시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턴비서가 더미래 현직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점도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난 2015년 2월 개소 이래, 3년간 현 여권의 주요 정책 산실이었던 배경이 오히려 퇴색하는 모양새다. 이에 이데일리가 11일 탄생부터 출신 인사들의 현재 역할까지 더미래를 대(大)해부했다.

◇수권전략 모색하면서 2015년 출범식

더미래의 탄생 서막은 19대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초·재선 의원 22명이 소속된 더좋은미래가 2014년 10월 1일 ‘더미래 설립준비위원회 발족 및 토론회’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더좋은미래는 2017년 대선 승리를 통한 ‘2018년 진보정권 체제 정착’을 모색했고, 이를 위해서는 정당혁신과 재집권의 정책적 기반을 마련할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약 5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5년 2월 26일 개소식을 열었고 약 2주 뒤인 3월 11일 ‘창립식 및 창립기념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다. 당시 연구소 설립은 22명의 의원이 약 1000만원씩을 갹출해 주춧돌 역할을 했다.

초대 이사장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최병모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고 이사진에는 김기식 원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우상호 의원,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 은수미 전(前)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 이후 당정청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이들이 즐비했다.

재단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에 따르면 더미래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고찰과 정책을 통한 정치의 변화를 선도하며, 공동체의 미래 가치를 수립하고, 새로운 의제 발굴과 새로운 세대의 육성을 통해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이 목적을 위한 수행 방법으로는 △미래 의제에 관한 연구 △미래 세대 육성을 위한 교육사업 △정책 네트워크 구축 및 교류협력사업 △정부 및 국회의 주요 정책과 입법에 관한 연구 △정책 연구 용역사업 △온·오프라인을 통한 소통과 담론 형성을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세가 탄탄했던 와중에 더미래는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행동·정책의견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 나간다. 각각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에 소속된 민주연구원과 여의도연구원이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의원들이 당과 독립된 싱크탱크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정치권에서는 정책 담론 형성과 논의를 위해 더미래 형태의 싱크탱크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됐지만,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설립에 중추적 역할을 한 ‘여시재’ 정도가 정당과 일정 거리를 두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 망라한 어젠다 제시

더미래는 출범 이후 수권전략을 세우면서 2016년 총선 평가와 촛불집회 과정을 통한 대선 승리 전략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또 현 정부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아동수당·탈원전·기본소득보장 등 정치사회경제 전 분야를 망라해 어젠다를 제시해왔다.

당내 인턴과 보좌진을 대상으로 실무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내부결속과 소속원 내제화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IF(Korea Istitute for the Future·더미래 영문명)보고서’라는 명칭하에 주기적 현안 관련 분석도 지속했다.

이 때문에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은 더미래가 정권교체와 이후 문재인 정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를 기반으로 더미래 출신 인사들은 현재 문재인 정부 당정청 요직에 두루 포진해 있다.

더미래 출범 당시 더좋은미래 소속이던 우원식·박홍근 의원은 정권교체 이후 첫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로 활약하면서 원내지도부를 이끌고 있다. 박완주(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신경민(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유은혜(교육문화체육관광위)·이인영(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이학영(정무위)·진선미(행정안전위)·홍익표(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의원 등은 상임위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여당 간사로서 법안 심사 최전선에 있다.

정부에는 2대 이사장 출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현직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9대 의원으로서 참여했던 김기식 원장·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배재정 총리 비서실장·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장관급 5명·차관급 2명이 있다.

청와대도 만만치 않다. 각각 초대 이사와 사무처장을 지낸 조국 수석과 홍일표 정책실 선임행정관, 19대 의원으로 참여했던 은수미 전 여성가족비서관·박수현 전 대변인·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이 문재인 청와대에 몸담았다.

더좋은미래 소속인 홍익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더미래 논란에 대해 “더미래는 꾸준하게 연구활동을 하면서 사회정치적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진보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고액강좌는 강좌 수강료에 수강생 해외연수비용 등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다른 리더십강좌에 비해 결코 비용이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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