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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김기식 의혹 본 보좌진들 "女 보좌관 동반출장 정상 아냐" vs "여성 강조하는 프레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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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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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부애리 기자] "이제 앞으로 남자 의원 모시고서는 절대 해외출장을 못가겠구나. (중략) 아니 해외출장 안 가도 승진이라도 조금 빠르게 됐다 하면 구설수에 오르겠구나. 알고 있나. 니들이 하는 더러운 추궁들이 여자 비서들을 더 괴롭힌다는 사실을?"

"영감님 국외 출장가시는데 여자 인턴 비서만 수행해 가는 것이 정상이냐. 심기보좌도 아니고 (중략) 이런 경우는 국회 지라시로도, 술자리에서 겉도는 이야기로도 못들어봤다. 인턴 비서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고 해도 이상할 정도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에 대해 국회 구성원들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보좌진 등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이 문제를 놓고 각자 보는 시각에 따라 '무리한 프레임'이라는 비판과 '관행상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김 원장으로 촉발된 논란이 국회 구성원 전체의 의견충돌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국회 보좌진이 의원의 해외출장에 수행을 했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한 보좌관은 "의원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나간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더군다나 인턴 직원이 수행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출장을 나갈 경우 국회 사무처 직원이나, 상임위원회 소속 직원이 수행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좌진이 동행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공관 국정감사 등으로 출장이 잦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도 국회 소속 입법조사관이 수행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보좌관'이나 '고속 승진이 아니였다'는 김 원장의 해명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야당의 한 보좌관은 "보좌진은 국회의원이 낙선하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별정직이다. 일반직과는 다르다"며 "9급에 7급으로 곧바로 승진한 것에 대해 말이 많은데, 8급은 2017년도 말에 새로 신설된 직급"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국회안에서 보좌진에게 내부승진 시키는 의원실은 통상 좋은 의원실 중 하나로 통한다"며 "오히려 공석이 생겼는데 인턴 피는 몇년동안 빨아먹고 외부에서 의원 지인들 데려다 꽂는 의원실도 허다하다. 이게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의 의혹에서 유독 '여비서'를 강조하는 프레임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실명이 비공개된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주로 거론되고 있다.

한 글쓴이는 인턴 직원의 고속승진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을 하면서도 "이 문제를 단순히 여자비서와 남자의원의 더러운 XXX으로 프레임을 잡은 OO당을 보며 저 당의 보좌진들, 특히 저 프레임을 잡은 원내대표실의 보좌진들이 진심으로 안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여비서'라고 밝힌 또 다른 글쓴이는 "수행한 보좌진이 남자였어도 이런식으로 의혹 제기하고, '여비서' 신상터는 기사가 날까"라며 "인턴 때부터 급수 달고있는 지금까지 남성 의원께 정책 업무 직보하고, 담당 기관ㆍ단체 방문 일정을 수행했던 '여비서'인 저로서는, '정책업무보좌는 보좌관급이나 비서관급만 한다(남성에 한해서)'는 그 쪽 보좌진들 정말 불쌍하다"고 비판했다.

한 여당 보좌관은 이와 관련 "국회내 여성 보좌진이 (이번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며 "양성평등 (어긋난다고) 외치면서 난리가 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반영하 듯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은 10일 성명을 내고 "언론과 보수야당에서 '원장과 여비서' 프레임으로 부적절한 시각을 유도해 국회의원 보좌진을 비하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당 보좌관과 당직자들의 시선을 놓고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여당 정무위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도 밀리면 안 되니 청와대는 김 원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 인턴이 그만큼 진짜 능력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의원들도 여직원을 데리고 (단 둘이) 해외 출장 많이 갔다"며 이를 관례로 받아들였다. 이 같은 여당내 분위기가 지나친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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